지난해 한국 사회의 남녀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국민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한 대립은 '보수와 진보'로 나타났고, 정부의 신뢰도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사회에서 남녀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국민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간 갈등 인식률은 51.7%로 전년 대비 9.5%포인트나 상승했다.
조사 결과 한국인이 가장 크게 느낀 사회 갈등은 '보수와 진보'(77.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서 '빈곤층과 중상층'(74.8%), '근로자와 고용주'(66.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세 항목은 전년에 이어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비율은 소폭 하락했다.
반면 '남자와 여자' 간 갈등과 종교 간 갈등은 각각 9.5%포인트씩 상승해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 특히 '노소갈등'이 심하다고 응답한 비율도 전년보다 3.1%포인트 오른 58.3%로 조사됐다.
국민들이 신뢰하는 국가기관으로는 지방자치단체(55.3%), 군대(51.3%), 경찰(50.8%), 법원(46.1%)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신뢰도는 가장 낮은 국회(24.7%→26%)를 제외한 모든 기관에서 전년보다 하락했다.
특히 중앙정부의 신뢰도는 2023년 53.8%에서 지난해 44%로 9.8%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9월에 이루어져 비상계엄·탄핵정국의 여파는 반영되지 않았다.
국민들의 고립감도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세 이상 국민 중 '외롭다'고 느낀 비중은 21.1%로 전년 대비 2.6%포인트 증가했다. '아무도 나를 잘 알지 못한다'고 느낀 국민 역시 3.2%포인트 증가한 16.2%였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고령층이 외로움을 가장 많이 느꼈고, 40대는 '아무도 나를 잘 알지 못한다'고 가장 많이 응답했다.
다만 삶의 만족도는 소폭 상승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국민은 전년 대비 1.5%포인트 오른 75.6%였다. 본인이 하는 일이 가치 있다고 느낀 비중 역시 7.9%포인트 오른 76.3%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