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02일(수)

강동 '싱크홀' 사망 오토바이 운전자, '주 7일' 일하는 가장이었다... 배달 부업하다 참변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로 사망한 30대 오토바이 운전자 박모(33)씨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주 7일 내내 일해온 성실한 가장이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박씨는 낮에는 광고회사 프리랜서로 근무하고, 밤에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평일·주말 가릴 것 없이 쉬지 않고 일했다는 박씨의 지인들은 매체에 "늘 열심히 살던 친구였다"고 증언했다.


박씨는 2018년 아버지를 사고로 여읜 뒤 어머니와 여동생을 돌보며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해왔다. 30년지기 친구 김모(33)씨는 사고 다음 날 빈소도 마련되기 전 장례식장을 찾아와 "사는 게 바빠 자주 연락도 못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울먹였다.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교사거리 인근에서 대형 싱크홀 사고 발생해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2024.3.24/뉴스1(강동구 제공)


박씨는 사고 당일 저녁, 배달을 하다 변을 당했다. 24일 오후 6시 29분쯤 강동구 대명초 인근 도로에 폭 4.5개 차선 규모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하면서 박씨가 몰던 오토바이가 그대로 땅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구조 작업은 밤새 이어졌지만, 박씨는 사고 발생 18시간 만인 25일 오전 11시 22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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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의 직장 동료 A씨는 "회사 퇴근 후 오전 2시까지 배달하고, 몇 시간 뒤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하던 친구였다"며 "성실하고 똑똑했던 친구가 이렇게 허무하게 떠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고인의 성격도 긍정적이고 따뜻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 함께 학원을 다녔던 김씨는 "애니메이션 코스프레를 하고 친구들을 웃기던, 사람들 기분을 먼저 살피던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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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의 빈소는 25일 서울 강동구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사고 소식을 접한 유족들은 오후 2시쯤부터 장례식장 대기실에 모여 오열했다. 유족들은 "우린 받은 것밖에 없는데...", "우리 애기 어떡하냐"며 한참을 눈물 흘렸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정밀 조사를 통해 싱크홀 발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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