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가 이준석 의원의 자전 다큐멘터리 영화 '준스톤 이어원'을 향해 "돈 내고 본 것이 후회된다"고 독설을 날린 가운데, 영화 제작진이 정면 반박에 나섰다. 감독은 "예술을 조롱했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22일 영화 '준스톤 이어원'을 연출한 이종은 감독은 "허은아 전 대표가 텅 빈 객석 사진을 올리며 작품을 조롱한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며 "공식적인 입장을 통해 사과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허 전 대표는 이준석 의원과 당권을 둘러싼 갈등 끝에 개혁신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지난 19일, 그는 자신의 SNS에 해당 영화에 대한 후기를 남기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비어 있는 상영관을 찍은 사진과 함께 "늦었지만 내돈내산 후기를 올린다. 크레딧에 네 번째로 이름이 올라갔지만 초청장 한 장 없었다. 이준석이 도덕 없는 사람이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고 썼다.
이어 "사람이 너무 없어서 영화 시작 전에 인증샷을 찍을 여유가 있었는데, 끝나고 나니 돈 주고 시내까지 나간 걸 후회했다"며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왜 그랬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독립영화계를 중심으로 반발을 불러왔다. 이종은 감독은 21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허 전 대표는 제작사와 감독, 배급사 모두를 조롱함으로써 작품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특히 관객 수를 근거로 한 조롱은 독립영화계 전체를 향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상영관을 열어준 관계자들은 상업적 손해를 감수하며 독립영화를 지켜왔다"며 "그 노력을 싸잡아 무시한 허 전 대표의 행위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예술을 도구화한 파렴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의 입지 다지기에 예술과 언론을 끌어들이는 일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와 예술, 자전적 영화와 개인 감정의 충돌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이번 사과 요구가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