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7일(월)

휴전 이틀 앞두고 산화한 스무살의 참전용사... 70여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故 정인학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 유해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6·25 전쟁 휴전을 불과 이틀 앞두고 전사한 고(故) 정인학 일등중사의 유해가 70여 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19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지난해 11월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 일대에서 발견된 유해가 정 중사의 것임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유단이 지난 2000년 4월부터 시작한 유해발굴사업에서 신원이 확인된 249번째 사례다.


정 중사는 당시 국군 제7사단 소속으로, 1953년 7월 25일 '적근산·삼현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적근산·삼현지구 전투는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 소재 금성지구에서 벌어진 치열한 공방전으로, 국군 제7·11사단이 중공군의 공격을 격퇴하고 반격에 나서며 전선을 안정시켰다.


故 정인학 일등중사(현 계급 하사) 유품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고인은 휴전을 앞두고 한 치의 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싸우다 산화했다.


국유단은 작전지역에서 지표면에 노출된 방탄헬멧과 수통을 발견한 후 현장 발굴팀을 파견, M1 소총 등 유품과 함께 고인의 유해를 발굴했다.


고인은 방탄조끼를 착용한 채 엎드린 모습으로 묻혀 있었으며, 해부학적으로 완전유해였다.


유해와 함께 발견된 인식표를 통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고, 병적부 및 행정관서와 협력하여 유가족의 소재를 파악했다.


정 중사는 1932년 전라북도 정읍시에서 태어나 군 입대 전까지 부친의 농산물 소매업을 도우며 생활했다.


그는 1951년 9월 입대해 국군 제7사단 소속으로 싸웠으며, 사망 당시 나이는 불과 20세였다.


고인의 여동생 정병숙 씨는 오빠가 전사한 이후 태어나 생존 당시 모습을 알지 못했지만, 부모님이 매년 현충일마다 추모 행사에 데리고 다녀 자주 오빠의 모습을 상상했다고 한다.


그녀는 "지난해 시료 채취 요청 때 어머니가 꿈에 보였고, 유해 발견 소식을 듣기 전날에는 아버지가 꿈에 나타났다"며 감회를 밝혔다. 이번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충청남도 천안시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전국 어디서나 가능한 유전자 시료 채취는 6·25전사자의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신청 가능하며, 신원이 확인될 경우 포상금도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