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인천공항서 쓰러진 베트남 임신부가 출산할 병원을 찾지 못하고 2시간동안 '병원 뺑뺑이'를 돌다 결국 구급차서 출산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 몇년 간 '응급실 뺑뺑이'로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 다수 발생하며 이에 대한 재판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2월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상황이 악화되며 응급의료체계의 붕괴 위기가 심각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일선에서 응급 환자를 구조하고 이들을 받아줄 병원을 찾아 헤매며 애를 태우는 구급대원들이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17일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서울소방노조)의 김성현 서울소방노조 구급국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응급환자를 병원에 신속 이송해야 하는 119구급대는 의료기관 수용 거부로 여전히 이곳저곳 병원을 찾기 위해 전전하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재난 상황을 담당하는 119구급대원들 현실이 정책이나 법 개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면서 "응급실 이전 단계인 상담, 구조, 이송, 응급처치 등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응급의료 시스템이 더 이상 방치되지 않도록 119구급대 현장과 정부, 의료기관이 협력해야 한다"며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서 서울소방노조는 병원 응급의료 능력 평가 시 119구급대 환자 수용 및 이송률 반영한 평가 항목 도입, 119구급대에 정확한 병원정보 제공 및 '수용 불가 사유' 명확히 표시 조치, 119구급상황센터에서 병원 선정 가능토록 법적·행정적 권한 부여 및 이송지연, 이송불가 상황 파악 가능한 시스템 마련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