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구속기소) 씨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를 두고 홍 시장은 "의례적인 답장을 한 것일 뿐"이라며 "명태균을 모른다고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부적절한 대화는 없었으며, 거짓 해명을 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구라도 카카오톡이 오면 의례적으로 답장하는 것이 통례인데, 민주당에서 공개한 것이 무슨 죄가 되느냐"고 반박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홍 시장과 명 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며 두 사람의 '밀착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홍 시장은 "내가 명태균을 모른다고 한 적은 없다"며 "명 씨를 알지만, 그런 사기꾼을 곁에 둔 일은 없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번에는 공식 석상에서 인사한 것을 문제 삼더니, 그렇게 따지면 (민주당 대표인) 이재명은 100번도 처벌받았을 것"이라며 "내가 명태균과 범죄를 공모한 사실이 있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시장과 명 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진상조사단이 명 씨 측 남상권 변호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2월 5일 명 씨가 홍 시장에게 "생신 축하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홍 시장은 "땡큐"라고 답했다. 2023년 7월 10일에는 명 씨가 "무덥고 습한 날씨 건강 조심하세요"라고 하자, 홍 시장이 "명 사장 요즘 어떻게 지내나"라고 안부를 물은 내용도 포함됐다.
같은 해 8월 24일에는 홍 시장의 비서가 명 씨에게 생일 선물을 전달했고, 다음 날 홍 시장이 명 씨에게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홍 시장 측근이 명태균에게 당원 명부를 제공한 불법적인 정황이 포착됐다"며 "홍 시장은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사과를 하고, 본인이 말한 대로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 시장은 현재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특히 홍 시장 아들의 고교 동창이자 대구시 서울본부 대외협력부장으로 근무했던 최모 씨는 검찰 조사에서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의원 및 당원 56만8,000여 명의 전화번호를 명 씨에게 제공했고, 명 씨에게 4,600만 원을 건네면서 11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