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중형 픽업트럭 '더 타스만'이 출시 17일 만에 4000대가 넘게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 기아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타스만은 지난달 13일 국내 출시 이후 영업일 기준 17일 만인 지난 7일 계약 대수가 4000대를 초과했다. 이는 지난해 픽업트럭 총 판매량 1만3475대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기아는 개발에만 4년 이상 소요된 타스만을 지난해 10월 '2024 제다 국제모터쇼'에서 공개하고, 지난달 13일 국내 계약을 시작했다.
최대 3500㎏까지 끌 수 있는 견인 능력에, 견인 중량에 따라 변속 패턴을 최적화하는 '토우(Tow) 모드'를 제공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적재 공간도 약 1173ℓ에 달한다.
타스만이 공개 첫날에만 2200대가 계약되는 등 호응을 얻으면서 업계에서는 KG모빌리티(KGM) '렉스턴 스포츠'의 1강 체제가 지속돼 온 시장 구도에 변화가 일어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의하면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 달에 720대 정도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KGM이 국내 최초 전기 픽업트럭 '무쏘 EV'를 출시하면서 픽업트럭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차는 1993년 출시돼 쌍용차의 전성기를 이끌다가 2005년 단종된 스포츠유틸리티(SUV) 무쏘를 재해석한 차량이다.
장점은 경제성이다. 무쏘 EV를 5년간 주행(연 2만㎞) 했을 때 소요 비용은 600만 원 수준으로 내연기관차보다 1400만원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침체됐던 픽업트럭 시장이 '신차 효과'로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완성차 5사의 픽업 판매량은 4만2619대에 달했지만 2020년 3만8117대, 2021년 2만9567대, 2022년 2만8753대, 2023년 1만7455대, 2024년 1만3475대로 감소했다.
기아 관계자는 "이번 타스만의 계약 실적은 가격과 상세 사양이 모두 공개된 이후 이뤄진 본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되면 국내 픽업 시장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