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뿔이 달린 사슴 무리가 출몰해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용당동 아파트에서 사슴이 뛰노는 영상과 사진이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순천 어느 아파트단지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에는 봉화산 아래 위치한 아파트에 커다란 뿔을 가진 사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글에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역시 생태수도 순천'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부터 '수원·광교 꽃사슴 사건 잊었냐', '아이들 하굣길에 사슴 무리 만났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등의 우려 섞인 반응도 이어졌다.
순천시에 따르면 이들 사슴 무리는 봉화산 둘레길 주변을 돌아다니거나 인근 동천까지 내려오기도 한다.
일부 시민은 "둘레길을 걷다 운이 좋으면 사슴도 만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누리꾼은 "시민 안전에 위협이 되는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는 꽃사슴이 평소 온순하지만 짝짓기 시기(10~1월)에는 공격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경기도 수원에서는 사슴이 시민 2명을 습격해 중경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순천에서도 올해 4월 봉화산 인근에서 사슴 난동으로 소방대원이 부상을 입었다.
일부 주민은 "사슴이 인근 차도까지 내려와 로드킬이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봉화산 일대의 사슴들은 2010년대 초반 조례동 사슴농장에서 탈출한 4마리가 번식하면서 무리를 이루게 됐다.
현재 조례동과 용당동 일대를 중심으로 약 60∼70마리(추정)가 서식 중이다. 이에 따라 순천시는 울타리 설치나 사슴 먹이 주기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축산물위생관리법상 사슴은 야생동물이 아닌 가축으로 분류돼 심각한 농작물 피해가 없으면 포획·살상이 불가능하다.
순천시는 환경부와 동물단체 등과 협의를 통해 개체 수 파악 및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관계자는 "현행법상 민원이 접수되더라도 구조 후 방생하는 방법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정확한 개체 수 파악과 관리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