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일간지 '르몽드'가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을 '실패한 쿠데타'로 칭했다.
14일(현지 시각)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그 부인이 무속인들에게 조언 구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는 과정에 무속인들이 개입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과 직원 체포 등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노상원 전 국군 사령관을 언급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언급했다.
르몽드는 "'안산 보살'이라는 이름으로 무속인 활동한 노씨는 후임 정보사령관에게 연락받고 윤 대통령의 계엄에 가담했으며, 자신의 무속적 인맥을 활용해 작전의 성공을 보장했다"고 보았다.
이어 노 전 국군사령관이 다른 무속인 '비단 아씨'에게 조언을 구해 군의 잠재적 배신자를 색출했다고도 주장했다.
르몽드는 '건진 법사' 전성배 씨를 두고 "오랫동안 김건희 여사와 그의 문화 이벤트 회사인 코바나 컨텐츠에 조언해왔다"며 윤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를 설득한 인물로도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무속인 '천공'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의 '멘토' 또는 '라스푸틴'이라는 별명을 지녔다고 소개하며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천공이 "우리는 열흘에 한 번 정도 만난다"고 자랑한 바 있다고 했다.
르몽드는 실제로 대선 기간 당시, 윤 대통령이 손바닥에 임금을 뜻하는 '王' 자를 적어 다니고, 대통령 집무실을 옮긴 행동 등이 천공의 조언을 따른 것이라는 소문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지도자가 무속에 의지하는 건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라며 "과거 권위주의 대통령이었던 박정희는 독재 권력을 부여한 1972년 10월 17일 계엄령을 선포하기 전 무속인의 점괘를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대선 승리를 위해 무속인의 조언에 따라 부친의 묘를 이장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무속적 상징물을 착용하라고 떠민 측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르몽드는 "한국의 샤머니즘인 무속은 불교와 유교, 도교 이전부터 존재한 고대 신앙"이라며 "한국 정부는 약 30~40만 명의 무속인이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