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투병 중인 어머니와 함께 사는 누나 집에서 누나의 조카며느리를 폭행한 형제 부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6단독 박종옹 판사는 공동상해,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씨(62)와 그 아내 B씨(58), 남동생 C씨(52)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4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했다.
재판부는 또 C씨 아내인 D씨(50)에겐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렸다.
A씨 등 4명은 지난 2022년 4월 5일 인천 서구의 누나 E씨 집에서 그의 조카며느리 F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당시 F씨를 현관문 밖으로 나오게 한 후 욕설하며 손으로 머리채를 잡아당겨 넘어뜨리고 발로 복부를 여러 차례 걷어찬 것으로 조사됐다.
또 D씨는 쓰러진 F씨 몸 위에 올라타 일어나지 못하게 했고, 그 사이 나머지 3명은 집 안에 있던 어머니를 업고 나왔다.
이로 인해 F씨는 약 2주간의 병원 치료가 필요한 뇌 손상과 1개월 정도의 안정이 필요한 급성 스트레스 등 진단을 받았다.
앞서 A씨 등 4명은 그해 1월 26일께 E씨가 모시고 살던 어머니를 데리고 나와 자신들 앞으로 '재산 8억 100만 원과 6억 원을 각각 증여한다'는 내용의 공정 증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이를 알게 된 E씨는 A씨 등에게 다시는 집으로 찾아오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A씨 등은 어머니의 재산을 추가로 증여받기 위해 E씨 집을 재차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F씨가 제지하자 욕설과 폭력 행사로까지 이어졌다.
A씨 등 4명은 법정에서 'F씨를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일관된 점, A씨 등이 암묵적으로 범행을 공모했다고 판단되는 점 등을 이유로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 일부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들의 어머니는 사건 발생 1개월 후인 같은 해 5월 췌장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