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당 20만 원을 받으며 필름 작업을 하는 20대 청년.
사실 그는 학창 시절 여러 번 이과 전교 1등을 했던 '수학 영재'였다.
대학까지 포기하고 인테리어 필름 기술을 배웠다는 그, 무슨 사연일까.
지난 3일 다양한 기술직 관련 직업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열현남아'에는 '수학 전교 1등인데 대학 포기하고 필름 기술 배워서 하루 일당 20만 원 받는 03년생 청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그 주인공은 22살 도승현 씨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일을 배워 필름 기술자로 일한 지 이제 3년 반이 넘었다는 도씨의 원래 꿈은 수학 선생님이었다.
도씨는 "수학은 자신 있었다. 항상 한 건 아니지만 이과에서 전교 1등을 여러 번 했다. 생활기록부를 떼어 보니 수학 선생님을 목표로 썼더라. 수학을 좋아해 사범대 진학을 계획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인테리어 필름 시공 영상을 보고 기술직의 매력에 빠져들어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졸업 후 인테리어 필름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사실 인테리어 필름이 뭔지도 몰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도씨는 "제 주변에 기술을 배운 친구는 없다. 다 대학교에 갔다. 반에서 좀 공부를 못 하는 친구들도 대학을 가더라"라고 말했다.
주변 친구들은 "그럴 거면 수학 1등은 왜 했냐"며 그의 선택에 안타까워했지만, 도씨는 대학 진학보다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데 집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른 아침부터 작업을 시작한 그는 능숙하게 밑 작업을 하고 필름을 붙이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놀랍게도 그는 전문 교육 없이 직접 지역 시공업체를 돌아다니며 현장에서 배웠다고 밝혔다.
대신 그는 누구보다 더 노력했다. 도씨는 "현장 가기 전에 예습을 많이 했다. 유튜브에 '인테리어 필름' 치면 정말 많이 나온다. 그때 필름 검색해서 나온 영상은 거의 다 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도씨는 일당 8만 원으로 시작해 현재 20만 원까지 받고 있으며, 자신의 나이에 비해 높은 소득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찾아본 것도 있지만, 엄마가 기술직에 뭐가 있나 찾아보셨고 '너랑 잘 맞을 것 같다'라며 추천해 주셨다"라면서 이 직업에 대해 더 알아본 후 자신에게 잘 맞으리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야든 전문가라는 특징이 좀 멋있더라. 저도 저만의 어떤 기술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수입에 대해서는 "준기공에서 기공 넘어가는 페이다. 개인사업자도 낸 상태다"라면서 "일당보다 2~3배 더 번다"라고 밝혔다.
이어 "평균적으로 월 400만 원 이상 벌고 있다. 제 나이에서는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더할 나위 없다. 일을 더 했을 때는 500만 원까지 벌기도 했다"라면서 "부모님 댁에 살고 있어서 한 달에 200만~300만 원씩 저축하여 지금까지 약 3,500만 원을 모았다"라고 했다.
그는 "돈을 목표로 하면 많이 못 번다고 하더라"며 "돈은 그냥 따라오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씨는 그는 필름 시공일을 고민하는 또래들에게 "제 또래들도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더 잘할 수도 있다. 본인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잘하려는 마음가짐과 또 배우려는 그런 의지 말이다"라며 "현장에서 사실 다 가르쳐 주기 쉽지 않다. 저도 유튜브에서 미리 예습한 뒤 기회가 생겼을 때 시도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는 "대학교를 가는 게 주류지만 이런 길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며 "기술직은 다양하다. 취향에 맞춰서 잘 알아보면 생각보다 세상이 넓고 다양하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쉽지 않은 길을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어린 나이에 대단하다",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된다", "대학이 꼭 정답이 아닌 것 같다", "수학을 잘하니 재단도 잘하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