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먹거리에 가장 중요한 '농촌' 발전에 평생 헌신한 부부가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이 떠난 시간의 차이는 불과 6시간이었다.
지난 16일 유가족은 "지난 14일 정지웅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명예교수와 김지자 서울교대 명예교수 부부가 세상을 떠났다"라고 알렸다.
정 교수는 향년 85세, 김 교수는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유족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해있던 남편 정 교수의 병간호 중 잠시 부근 운동시설에 간 아내 김 교수가 쓰러져 14일 오후 2시15분께 작고했다. 이후 6시간 후인 오후 8시20분께 정 교수도 유명을 달리했다.
정 교수와 김 교수는 각각 1958년과 1959년 서울대 교육학과에 입학했고, 학과 선후배로 만나 연을 맺었다.
정 교수는 교육학을 공부하던 중 당시 농촌 교육이 다른 지역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는 점을 개탄, 농촌 교육 개선에 헌신하기로 다짐했다.
당시 한국보다 더 발전해 있던 필리핀의 국립 필리핀대학교로 향해 지역사회개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교수 역시 교육사회학에 관심을 두고 정 교수와 함께 농촌 교육을 연구했다. 1973년에는 '지역사회개발: 그 이론과 실제'라는 책을 부부가 함께 펴냈다.
정 교수는 1966년부터 서울대 농대에서 강의를 했다. 1977년 설립된 서울대 새마을운동 종합연구소에 관여하다 1980년 부소장, 1985∼1987년 소장을 맡으며 새마을운동 연구에 집중했다.
1986년 농업교육학회, 1994∼1996년 한국사회교육협회, 1998년 한국지역사회개발학회, 1999년 한국농촌계획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2000년에는 아시아농촌사회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발전이 필요한 나라에 새마을운동을 퍼뜨리기도 했다. 2005년 퇴직 후에는 2013∼2017년 한국문해교육협회장을 맡았다.
김 교수는 남편의 모든 순간을 함께 했다. 약시(弱視)로 운전을 하지 못하는 남편 대신 차를 몰았고, 가족계획 운동과 농촌 문해교육 운동도 부부가 힘을 합쳤다. 한국문해교육협회 국제이사도 맡았다.
평생 농촌 교육에 헌신하던 중 정 교수는 지난달 31일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했다.
정 교수의 병간호를 하던 김 교수는 운동시설에 갔다가 갑작스레 심정지 상태로 쓰러졌고, 14일 오후 2시 15분께 작고했다. 정 교수도 같은날 오후 8시 20분께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1남2녀(정광호·정선희·정양희)와 며느리 이현정씨, 사위 황용하·전우열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실, 발인 18일 오전 8시, 장지 충북 진천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