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마트에서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버킨백과 유사한 디자인의 가방을 출시해 반응이 뜨겁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CNN은 "월마트 버전의 에르메스 버킨백이 온라인을 장악하고 있다"고 했다.
매체는 "명품의 대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버킨백과 비슷한 월마트의 '워킨백'에 몰려들었다"고 설명했다. 워킨백은 소비자들이 월마트와 버킨백을 합쳐 만든 용어다.
월마트가 온라인에서 판매 중인 이 가방은 최저 78달러(한화 약 11만원)로 출시 직후 완판됐다.
CNN은 "에르메스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는 여전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나 가격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구매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저렴한 데다 고품질의 복제품을 탐닉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분석했다.
에르메스 버킨백은 영국의 유명 가수 겸 배우인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따서 만든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고가 가방이다. 장인 한 명이 수작업으로 만드는데 최대 40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보통 9000달러(한화 약 1325만원)며 프리미엄이 붙을 경우 수십만 달러를 호가한다. 이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킨백 가격의 100분의 1 수준인 워킨백... 패션계 찬반 논쟁도 일어나
반면 월마트의 워킨백은 버킨백의 100분의 1 가격 수준인 데다가 온라인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매체는 이러한 현상이 '듀프' 문화와 연관이 있다고 봤다. 듀프는 비싼 브랜드 제품의 값싼 복제품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품질은 고급 브랜드에 뒤처지지 않은 대체품 개념이다.
매체는 "에르메스는 제품이 복제되는 유일한 브랜드가 아니다. 스탠리 텀블러와 룰루레몬 레깅스 등도 저렴한 유사 제품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유명 브랜드보다 저렴한 대안의 듀프 제품이 온라인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패션계에서는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럭셔리 패션의 민주화라며 환영하는 이들도 있지만, 장인 정신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에르메스가 버킨백에 대한 다양한 상표권과 디자인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월마트가 법적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피에르-알렉시스 뒤마 에르메스 예술감독은 CBS와 인터뷰에서 "에르메스에는 마케팅 부서도 없고, 웃돈을 내야 버킨을 살 수 있다는 것은 루머"라며 "수작업으로 인한 생산 속도 때문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귀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