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8일(화)

"다음에도 우리 엄마 해줘 내가 잘할게"... 무안국제공항에 빼곡히 붙은 유가족들의 먹먹한 '손편지'


뉴스1


제주항공 참사 발생 나흘째를 맞은 1일, 무안국제공항에는 희생자들을 향한 메시지가 빼곡하게 붙었다.


1일 무안국제공항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에는 절절한 사연이 적힌 유가족의 메시지, 추모객의 애도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이 붙었다.


포스트잇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4년 무안의 겨울을 잊지 마십시오',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등의 추모 메시지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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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참사로 엄마를 잃은 한 유족은 "엄마 나 이제 고3이야. 이제 좀 철도 들고 정신도 차렸는데 못 보여주게 됐네"라고 적었다.


그는 "계속 나 지켜봐 주고 새집도 같이 데리고 갈 테니까 친구들한테 자랑 많이 하고. 사랑해"라고 적었다.


또 한 유족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엄마.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어떤 말부터 해야될 지 모르겠다"며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 그러다가 우리 보고 싶어지면 꿈에 놀러 와줘. 다음에도 우리 엄마 해줘. 내가 잘할게. 예쁜 딸내미가"라며 그리운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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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자국이 선명한 또 다른 포스트잇에는 "엄마 오늘 나랑 놀러 가기로 한 날인데 뭐 하고 있어? 엄마 고생만 하다가 이제 좀 쉬네. 나 엄마 없이 해본 게 없는데 잘할 수 있겠지? 나 뭐 하는지 엄마가 하늘에서 잘 지켜봐야 해. 엄마처럼 사람들 도우면서 살게. 엄마 보고 싶어. 사랑해"라며 꾹꾹 눌러 적었다.


자녀를 먼저 떠나보낸 한 유족은 "왜 엄마 아빠를 두고 너 먼저 가느냐. 너무 억울하고 원통하다. 사랑하는 내 딸. 하늘에서는 행복해라"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근호 손편지운동본부 대표 "추모 메시지로 위로 얻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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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근호 손편지운동본부 대표는 계단을 오가는 시민들에게 포스트잇과 펜을 나눠줬다.


이씨는 "서울에서 혼자 내려왔다"며 "따뜻한 마음이 유가족과 희생자분들에게 전해지고, 그들이 작은 추모의 메시지라도 보며 위로를 얻길 바라는 마음에서 왔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29일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여객기는 오전 9시 3분쯤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공항 외벽을 뚫고 나가 방위각 시설이 있는 둔덕에 충돌하며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