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해 제주항공의 정비 시스템 문제가 불거졌다. 정비사 수는 5년 사이 13% 이상 줄었고, 항공기 기령이 높은데도 정비 비용은 대형 항공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 업체별 항공종사자 현황에 따르면 제주 항공의 항공 정비사는 2019년 542명이던 정비사 수는 2023년 469명으로 13% 이상 감소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501명, 2021년 465명, 2022년 431명으로 계속 감소하다가 지난해 처음 반등했으나 5년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항공기 한 대당 정비 인력은 2023년 기준 11.2명(42대)으로 국토부가 권고한 최소 기준인 12명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사업보고서에 게재된 여객기 1대당 월평균 가동량은 418시간으로 같았다.
정비 인력 부족은 제주항공뿐만 아니라 다른 LCC 역시 마찬가지였다.
티웨이항공 11.5명(30대), 진에어 10.1명(27대), 에어부산 8.2명(22대)으로 대한항공 16.5명(161대), 아시아나항공 16.1명(81대)에 크게 못 미쳤다.
LCC의 경우 운항 편수가 늘어나면 이·착륙에 따른 충격 역시 늘어나 정비를 더 자주 할 필요가 있지만 정비 인력이 부족해 정비 소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토교통부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운항편 대비 항공기 정비를 이류로 출발이 지연된 비율은 제주항공이 0.77%로 국내 11개 항공사 중 가장 높았다.
기령 가장 높은데, 정비 비용은 대형사 절반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평균 기령은 14.4년으로 대한항공(11.4년), 아시아나항공(12.3년)보다 2, 3년 더 노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LCC인 에어부산(9.7년), 진에어(12.7년), 티웨이항공(13.0년)과도 차이를 보인다.
제주항공의 평균 기령이 업계 최고 수준인데도 정비 비용은 대형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항공기안전투자공시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내년 항공기의 정비·수리·개조에 쓰겠다고 공시한 비용은 약 2209억원이다.
항공기 1대당 평균 53억 8668만원 수준으로, 대한항공 127억 616만원, 아시아나항공 162억 793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정비사와 정비 비용 모두 부족한 실정이지만 제주항공의 운행 시간은 국내 6개 항공사 가운데 가장 길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월평균 여객기 운행 시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355시간, 335시간이었다.
LCC인 진에어는 371시간, 티웨이항공 386시간, 에어부산 340시간이었는데, 제주항공은 이들 중 가장 긴 418시간에 달했다.
이에 제주항공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비용을 줄이면서도 가동률을 과도하게 끌어올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