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8일(화)

홀로 남매 키운 어머니, 암 판정 받았다가 '완치 기념' 여행 떠나... "중3 여동생과 둘만 남아 막막"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잔해를 수색하고 있는 소방대원들 / 뉴스1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 175명(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탑승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119구조본부 호남대, 영남대, 전북소방항공대, 전남소방항공대 등 소방인력 80명, 장비 32대를 동원해 인명 구조에 총력을 쏟았으나 초기에 구조된 남녀 승무원 2명을 제외하고 179명이 모두 사망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난 이들이 많았던 만큼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9일 조선일보는 전남 무안공항에서 만난 A씨(22)와 여동생 B양(15)의 사연을 전했다. A씨는 제주항공 탑승자 중 한 명인 김모(50)씨의 아들이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국토부 와 소방서 관계자들이 여객기 추락 사고 유가족들에게 현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스1


A씨에 따르면 어머니 김씨는 지난해 가을 위암 3기를 진단 받았다. 수술 후 1년 간 투병 생활 끝에 지난 11월 완치 판정을 받고, 이를 기념해 친구들과 태국으로 패키지 여행을 떠났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다. 


A씨가 어머니와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 받은 것은 전날(28일) 저녁. 집에 도착한 택배가 잘 돌아왔는지 묻는 연락이었다고 한다.


김씨는 약 10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 A씨와 B양을 홀로 키워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고로 중3 여동생과 둘만 남게 된 상황.


10년 전 이혼 후 두 남매 홀로 키워온 김씨...암 완치 기념 여행서 참변


뉴스1


A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에 대해 "늘 강인했던 사람, 어려운 환경에서도 우리를 이끌어주던 멋진 어머니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3 여동생과 둘만 남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 다니던 대학을 자퇴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어머니가 암 치료를 받는 동안 몸이 너무 야위었는데, 그 모습이 자꾸 머릿속을 맴돈다"고 비통해했다.


한편 제주항공을 자회사로 보유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사고 11시간 만에 "사죄드린다"며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