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8일(화)

"반려견 훈련 전문가라고 다 믿지 마라, 나도"... 설채현 수의사, 강압 훈육 비판

설채현 / 뉴스1 


반려동물 훈련사 겸 수의사인 설채현이 반려견 훈육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지난 23일 놀로 행동클리닉과 동물자유연대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훈육과 학대 사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라이브 방송 패널로는 설채현 동물행동 전문 수의사, 한재언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변호사, 송지성 동물자유연대 위기동물대응팀장이 패널로 참여했으며, 사회는 박여명 아나운서가 맡았다.


이날 방송에서 '전문가들이 반려견 훈련하는 영상을 보면 학대인지 훈련인지 분간이 어렵다'는 시청자의 질문에 설채현 수의사의 답변이 눈길을 끌었다.


놀로 행동클리닉과 동물자유연대가 반려견 훈육 방법에 대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박여명 아나운서, 한재언 변호사, 설채현 수의사, 송지성 동물자유연대 팀장 / 뉴스1  


그는 "전문가라고 다 믿지 마세요. 저도 믿지 마시고요. 보호자들이 비판적 사고를 갖고 '30개월령 어린아이 수준의 정신연령을 가진 개가 과연 저 훈육법을 이해할 수 있을까?'하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설 수의사는 강압적 체벌은 교육에 효과적이지 않다며 "'개는 말이 안 통하니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그 반대다"라며 "개는 30개월령 아이와 비슷한 정신연령을 갖고 있어 체벌을 이해하지 못하고, 고통만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체벌했을 때 즉각적인 교육이 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람 목에 누군가 칼을 들이대면 가만히 있게 되는 것과 같다. 개도 두려움 때문에 순응하는 것일 뿐 교육이 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설 수의사는 반려견 훈육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반려견 행동을 교육을 통해 내 마음대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생각보다 교육이 아닌 환경 관리 등을 통해 타협·조절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한재언 변호사는 "프랑스에서는 법적으로 반려견 훈련 시 전기 충격기, 초크체인처럼 고통을 주는 도구 사용을 금지하고 위반 시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훈련사 등 전문가가 위반하면 불법성이 가중돼 더 큰 벌금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한국은 학대에 대한 범위가 너무 좁아 직접적인 상해가 있거나 죽지 않으면 처벌이 어렵다"며 학대 범위를 넓히고 처벌 기준을 세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동물 구조 현장 경험이 많은 송지성 팀장은 "흥분하고 공격성을 보이는 개를 구조할 때도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면 트라우마를 입고, 이후 사람과 어울려 살기 더 힘들어질 수 있다"며 "우리 입장에선 구조지만 개의 입장에선 납치일 수 있는 것처럼 다 알고 있는 우리가 동물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사람이 개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어느 한쪽만이 아닌 함께 행복하기 위한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편 설채현 수의사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TV 동물농장', '고양이를 부탁해'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했으며, 유튜브 채널로도 반려동물 보호자들과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