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09일(수)

슬러시 '외상'으로 줄 수 있냐는 초2 여학생들... 사장님은 '사는 곳' 듣고 간식까지 챙겨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보육원에 다니는 두 아이를 만난 한 자영업자가 누리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초등학교 앞에서 포장배달 횟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인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낮에 슬러시를 팔기도 하는데, 어제(22일) 예쁘고 귀여운 저학년 아이 두 명이 "안녕하세요!"라며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이들은 A씨에게 "아저씨, 혹시 슬러시 지금 먹고 다음에 돈 드리면 안 될까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A씨는 슬러시가 차갑고 매우 단 음식이라 부모님의 허락 없이 주면 안 될 것 같았고, 또 아이들이 외상을 하는 게 좋지 않다고 생각해 "안 되지! 부모님한테 돈 받아와야 줄 수 있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아, 그렇구나. 배고픈데. 먹고 싶은데"라고 했다. 


A씨가 아이들과 나눈 대화에 따르면, 이들은 학교에서 점심을 조금밖에 주지 않아 배가 고프다고 했다. 또 집에 가서 저녁을 먹으라고 하니 아이들은 '밤 12시에 먹는다'고 했다. 


'아이들이 장난치나? 시계를 볼 줄 모르나?'라는 생각이 든 A씨는 두 아이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다가 지역 보육원에 살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보육원에 살았던 아이들... 사장님은 도와줄 방법 고민 중


순간 A씨는 눈물이 날 뻔했다고 했다.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했는데도, '안 된다. 부모님께 돈 받아와라'라고 말했던 게 너무나 미안했다. 


결국 A씨는 가게에 있는 슬러시와 과자들을 챙겨서 먹인 뒤에 돌려보냈다. 


사연을 전한 A씨는 "전에 꿈자람카드로 초밥 사러 온 친구에게 결제 안 하고 언제든 먹고 싶을 때 오라고 했더니 부담이 되었는지 안 온다"며 "부담 안 주면서 잘해주고 싶은데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디어 주시면 챙겨보겠다"며 누리꾼들의 의견을 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사장님 복 받을 겁니다", "꿈자람카드 쓰는 한부모 엄마입니다. 사장님 마음이 너무 감사하네요. 응원드립니다", "코끝이 징하네요. 어떤 상황이건 사장님 잘하셨습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한 누리꾼은 "따뜻한 글에 감사합니다"라면서도 "아이들에게 공짜로 준다든가 하는 말씀은 하시면 안 됩니다. 그냥 보면 '아이들이 싹싹하고 예뻐서 오면 많이 줄게' 하는 마음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A씨는 이에 "공감합니다"라며 "(아이들에게) 라면을 끓여주던지 옆 가게 떡볶이 등을 사줄까 고민하고 있다. 다만 보육원 허락을 안 받아도 되나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