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이 바다에 떠다니는 인형을 아기로 착각해 주저없이 겨울 바다에 뛰어든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지난 10일 전직 해난 구조요원 정성훈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실제 상황. 20대 청년이 바다에 빠진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8일 경남 창원 귀산동 마창대교 아래 바다에서 발생했다.
정씨는 아내와 산책 도중 '풍덩' 소리와 함께 바다에 빠진 20대 청년 A씨를 발견했다. 당시 체감온도는 영하 15도였다.
A씨는 무언가를 향해 열심히 헤엄치고 있었다. A씨를 발견한 정씨는 긴박하게 바다 쪽으로 뛰어갔고 그의 아내는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다.
정 씨는 A씨를 향해 "뭐 하는 거냐. 빨리 나와라"고 소리 지르며 재촉했다. 육지로 몸을 돌려 돌아오던 A씨는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난 듯 "살려달라"고 외쳤다.
위험천만한 상황에 주위 사람들은 "외국인인가", "뭐야"라며 황당해하기도 했다.
정 씨는 A씨가 저체온증이나 쥐가 난 것이라고 판단해 1분여 만에 바다로 뛰어들었다.
해군 해난구조전대(SSU)를 전역하고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정씨는 인명구조 전문가다.
그는 A씨를 구조해 간신히 육지로 끌고 왔다. 당시 주위 사람들은 119 구급대에 신고한 뒤 함께 A씨를 육지로 끌어 올렸다.
이때 심폐 소생술을 하려던 정씨는 A씨의 가슴팍에서 '아기 모양의 인형' 하나를 발견했다. A씨는 이내 정신을 차렸고 정 씨는 "이걸(인형) 구하러 간 것이냐"고 물었다.
A씨는 별다른 말 없이 "감사하다"는 인사만 남기고 홀연히 자리를 떠났지만 정씨와 아내는 A씨가 인형을 아기로 착각해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확신했다.
이후 정씨는 각종 SNS를 통해 A씨의 선행을 알리며 그의 연락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정씨는 "사람인지 아닌지 긴가민가한 데도 구조를 위해 뛰어든다는 것은 투철한 의식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짐작건대 군인, 경찰, 소방 등의 경험이 있으신 분 같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와 정씨에게 칭찬을 보냈다.
댓글에는 "아기인 줄 알고 주저없이 바다에 뛰어든 청년 멋지다", "두 분에게 용감한 의인상 줘야 한다", "정말 귀한 일을 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