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는 해외에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이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호스트 클럽에 빠져 빚을 지게 되면서 빚을 갚기 위해 해외 성매매에 뛰어드는 여성들이 많아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일본 매체 슈에이샤(集英社)는 바다를 건너 성매매를 하는 일본인 여성이 많아졌다면서 호스트 클럽에 빠져 담당 호스트에게 3,000만 엔(한화 약 2억 6,592만 원)을 탕진한 뒤 성매매에 나선 한 여성의 부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달 일본 경시청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데이트 클럽 운영자 남녀 3명을 직업안정법 위반(유해업무 모집)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런 스카우트 중개를 통해 해외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는 일본인 여성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는 호스트 클럽의 외상금을 갚기 위해 출국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호스트 클럽에 큰 빚을 진 뒤 호주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는 27세 여성 마나미(27, 가명)의 부모님은 지난해 11월 슈에이샤에 "딸은 세 번째로 성매매를 하고 있었고 12월 귀국 예정이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데...'라는 딸의 연락을 받았다.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마음을 다 잡고 거절했다. 완전히 호스트 클럽을 끊어서 다시 태어난 것이 아니라면 집의 문턱을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후 딸은 네 번째 돈벌이 성매매를 위해 호주로 출국했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부모님에 따르면 마나미는 중국인 브로커를 통해 해외 성매매를 시작했다.
그가 어떻게 브로커와 연결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도쿄 미나토구에서 바를 운영하는 한 여성은 "특별한 루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남녀노소 400명 이상이 회원으로 있는 라인 그룹에 가입되어 있는데, 거기에는 브로커가 존재한다. '해외에서 일할 수 있으니 관심 있으면 개인 라인으로 연락 달라'라는 식으로 연락하더라"라고 설명했다.
간호사 겸 캬바쿠라(유흥업소) 종사자인 A씨(25)는 SNS를 통해 알게 된 브로커로부터 출국을 권유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DM으로 '시드니와 토론토로 가는 여자가 있는데 같이 갈래?'라고 연락이 왔다. 무서웠고 장기적으로 일을 쉴 수 없어 거절했다"라고 말했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42세 여성 B씨도 원정 성매매를 권유받은 적 있다고 했다.
그는 "저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면서 브로커들로부터 단독으로 의뢰를 받기도 한다. 중국에 연줄이 있는 브로커로부터 일본에 거주하거나 일본에 방문한 중국인을 상대로 하는 성매매 일을 제안받은 적도 있다"라고 전했다.
해외 원정 성매매는 AV 업계에도 침투해 있었다.
한 유명 AV 배우에게는 건 당 300만~500만 엔(한화 약 2,654만~4,424만 원) 정도의 가격이 책정되기도 한다고.
AV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AV 산업이 침체되면서 소속사는 여배우들에게 해외 원정 성매매 일을 소개해 주고 있는 경우도 있다"라면서 "이런 일은 일주일, 한 달 형태로 보수가 지급되지만, 인기 여배우들은 장기간 출장을 갈 수 없어 기본적으로 일거리가 없는 기획물 여배우나 중년 여배우가 파견된다"라고 설명했다.
'악성 호스트 클럽 피해 대책 추진 법안'을 발의한 시오무라 아야카 참의원은 "(외상금 상환을 위해 해외에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이) 실제로 해외에서 검거되거나 일본 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라고 지적했다.
마나미 씨의 어머니 치카코 씨도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은 그저 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할 뿐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딸이 한 일은 범죄 행위다.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지만, 제게는 소중한 딸이다. 호주에서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중의원에서 이 같은 사례를 언급하며 "정부로서도 관계 부처가 긴밀하게 협의해 대책을 확실히 마련하겠다"라고 밝혔으며,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호스트 클럽 대책 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악성 호스트 클럽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에서 호스트 클럽은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쉽게 드나들 수 있다.
일부 호스트 클럽들은 특정 호스트에게 빠진 여성을 꾀어 거액의 외상을 지게 한 뒤 성매매를 시켜 빚을 갚게 하는 악질 영업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보통 20대 초반 여성을 대상으로 연애하듯 대해주면서 여성이 호스트를 좋아하게 되면 성매매를 시키는 수법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에 거주하는 중국인 여성이 호스트 남성에게 빠져 매일 출입하다 빚을 져 성매매까지 하고 있다고 고백하며 오열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여성은 "성매매로 번 돈으로 호스트바에 외상값을 갚으러 가면 호스트들이 또 빚을 내게 만든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그럼에도 호스트바를 끊지 못하고 있다고 밝혀 비난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