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3일(일)

헬기 조종 중 '비상 상황' 생기자 가족들 먼저 탈출 시키고 혼자 사망한 칠레 전 대통령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olitiko


손자·손녀 등을 포함해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고 있던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칠레 대통령이 갑작스러운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피녜라 전 대통령을 뺀 나머지 가족들은 무사히 살아남았고, 이 과정에서 피녜라 전 대통령의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안긴다.


6일(현지시간) 라테르세라 등 현지 일간지에 따르면 이날 오후 수도 산티아고에서 900㎞가량 떨어진 랑코 호수에서 피녜라 전 대통령 명의의 헬기가 추락했다.


함께 탑승해 있던 다른 가족들은 모두 호수에서 헤엄쳐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칠레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이 중 한 명으로 알려진 피녜라 전 대통령의 여동생은 "비상 상황에 닥치자 오빠가 '빨리 안전벨트를 풀고 호수로 뛰어내려라. 내가 너희와 함께 뛰어내리면 헬리콥터가 너희 위로 떨어질 테니까'라 했다"고 증언했다.


즉 피녜라 전 대통령이 가족을 모두 살리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다가 탈출 타이밍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


유해를 수습한 소방대원은 "피녜라 전 대통령의 시신은 헬리콥터 옆 수심 28m에서 발견됐다. 벨트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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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충격으로 벨트가 풀린 것인지, 고인이 애초에 매지 않았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헬기 추락으로 별세한 피녜라 전 대통령의 빈소는 수도 산티아고에 있는 옛 의회 의사당에 마련됐다.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진다.


고인의 영면을 바라는 시민들의 애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칠레 대통령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한편 피녜라 전 대통령은 칠레 가톨릭대와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중도우파 대통령으로, 총 2번(2010∼2014년, 2018∼2022년) 정부를 이끌었다.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에 억만장자로 알려져 있다. 라탐 항공, 칠레 공중파 TV 칠레비시온, 칠레 최고 인기 축구팀 콜로콜로 등을 경영했으며 일가 재산이 29억 달러(3조8천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녜라 전 대통령은 2012년 3월과 2019년 4월 등 두 차례 방한해 이명박·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인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