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총기 난사로 다수의 사상자를 낸 고등학생 어머니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됐다.
6일 미국 미시간주 오클랜드 카운티 법정에서 총기 난사범 이선 크럼블리의 어머니 제니퍼 크럼블리의 과실치사 혐의 4건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이선 크럼블리는 20121년 11월 30일 디트로이트 북부 옥스퍼드의 옥스퍼드 고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4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를 냈다.
이선은 1급 살인·테러를 포함해 24개 혐의로 기소됐으며 지난해 말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그의 부모도 재판에 넘겨졌다.
이선의 아버지인 제임스 크럼블리는 총기 난사 사건 발생 수일 전 아들에게 권총을 사줬으며 어머니인 제니퍼는 아들을 사격장까지 데리고 가 사격 연습을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총격 사건 당일에도 이선이 수학 노트에 총탄에 맞아 피 흘리는 사람을 그리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담임교사는 크럼블리 부부를 긴급 호출했다.
크럼블리 부부는 의학적인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전문상담교사의 권고를 무시한 채 아들을 조퇴시키지 않고 계속 수업을 받게 했다. 부모가 학교를 떠나자 이선은 학생들에게 총기를 난사했다.
사건 당일 크럼블리 부부는 는 아들이 총기를 가지고 등교했다는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선의 범행에 이들 부부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선에게 폭력적인 성향이 나타났는데도 엄마 제니퍼는 사실상 범행을 방조했다며 아들의 자행한 총기 난사에 대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크럼블리 부부가 아들이 체포된 뒤 자택을 떠나 디트로이트에서 숨어 살았다는 점도 지적하면서 제니퍼는 사건 직후 거짓말을 하려 했고 그다음에는 도망쳤다고 비난했다.
제니퍼의 변호인은 "총기를 부적절하게 보관한 남편과 아들의 행동 문제를 알리지 않은 학교, 공격을 계획하고 실행한 이선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단은 11시간의 논의 끝에 제니퍼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오는 4월 제니퍼의 구체적인 형량을 선고할 계획으로 최대 15년형까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부친에 대한 판결은 다음 달에 내려질 예정이다. 부친은 범행에 사용된 권총을 아들과 함께 구매했고, 권총을 보관한 침실 서랍을 잠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