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충남 아산 온양에서 택시를 타고 전남 목포까지 약 280km를 이동한 후 택시비 35만 원을 내지 않고 도망간 남성이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충남 아산 -〉 목포범 택시먹튀범 찾았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앞서 해당 글의 작성자 A씨는 같은 커뮤니티에 지난달 30일 택시 기사인 아버지가 택시비 '먹튀'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당시 A씨는 "저희 아버지는 몸이 불편함에도 택시를 하신다"라면서 지난달 27일 충남 아산 온양온천역에서 손님을 태워 전남 목포 북항 선착장으로 향했고 약 280km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해 택시비가 약 35만 원가량 나왔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손님은 "택시비를 내줄 사람이 있어서 앞에서 기다리겠다"라며 택시에서 하차했다.
하지만 선주를 기다리는 척하던 손님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대로 도주해 버렸다.
A씨의 아버지는 손님이 다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고 저녁 늦게까지 기다렸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A씨는 "아버지는 사람을 잘 믿는 스타일이라 이 승객이 올 줄 알고 기다렸다고 한다. 택시 블랙박스에 아버지가 저녁 늦게까지 기다린 영상이 많아서 가슴이 아프다"라고 토로했다.
결국 A씨의 아버지는 다시 280km를 달려 어두컴컴한 밤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A씨는 "범인의 나이는 50~60대 사이로, 아버지에게 '홍어잡이 배를 타러 가는 선원'이라고 말했다"며 블랙박스에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글이 화제가 된 후 사흘 만에 범인이 잡힌 것이다.
A씨는 "오늘(2일) 아침 목포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다. 아버님은 기다리겠다고 신고를 안 한 상태에서 방송에 택시 먹튀 사건 관련해서 방영을 많이 하다 보니 파출소에서 움직였는데 결국에는 인적 사항을 확인했다. 선원이 맞았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먹튀 이런 걸로 전부터 죄질이 안 좋았다고 한다. 목포에서도 식당 앞에서 쓰러져 있는 걸 경찰관이 출동해 얼굴을 보니 왠지 맞는 것 같아서 대조를 했는데 결국에는 이 사람이 맞았다. 공교롭게도 오늘 제 생일인데 생일에 이런 전화를 받으니 기쁘다. 억울할 뻔한 사건을 이렇게 공론화 시켜주신 회원님들과 방송국분들 너무나도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채널A '뉴스 A'에 따르면 택시비를 내지 않고 도망갔던 남성은 목포에 도착한 다음날 새벽에도 무전취식으로 범칙금 처분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해당 남성을 붙잡았던 경찰관이 먹튀 사연을 읽다 공개된 블랙박스 사진 속에서 똑같은 모자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경찰관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12 순찰차에 저장됐던 영상과 비교를 해보니까 비슷한 마크가 들어간 모자를 쓰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택시 기사 A씨의 아버지를 불러 피해자 조사를 한 후 남성에 대한 신병처리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