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3일(일)

천안함 때 아빠, 암으로 엄마 잃은 아들...묘비 앞에 '대학 합격증' 바쳤다

보훈부


"국가유공자 아버지, 어머니께 대학 합격증을 받칩니다"


지난 29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순직한 전몰·순직군경의 자녀들이 참여한 가운데 특별한 참배가 이뤄졌다. 


전몰·순직군경 자녀 9명은 이날 가슴에 대학입학시험 합격증을 품고 찾아와 부모 묘역에 헌정했다. 


이날 참배는 국가보훈부가 영웅의 어린 자녀들이 국가유공자인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우리 사회의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고 지원하겠다는 다짐 차원에서 개최됐다. 


보훈부


특히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전사한 용사 46명 중 한 명인 고(故) 정종율 상사의 외아들 정주한 군이 눈길을 끌었다. 정군의 어머니는 지난 2021년 7월 암 투병 중에 세상을 떠나 정 상사 옆에 합장됐다. 


정군은 올해 용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고 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군은 아버지 묘비에 합격증을 내려놓으며 "그리운 아버지, 이제 제가 대학생이 됐습니다"고 했다. 


매체에 따르면 정군은 "1년에 다섯 번도 넘게 부모님 묘역을 찾고 있지만, 오늘은 부모님께서 저를 특히 자랑스러워하실 것 같다"고 했다. 


천안함 전사자인 고(故) 정종율 상사의 배우자 정경옥씨의 안장식 / 뉴스1


이어 어머니가 아꼈던 강아지와 고양이를 두고 집을 나갈 수 없어 인천에서 용인까지 왕복 4시간 거리를 통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영학과에서 공부해 반려동물 관련 사업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이날 정군 외에도 강도와 격투 중 흉기에 찔려 순직한 조재연 경사의 아들 조민우 군, 순직 아버지인 고 이경수 경위를 따라 경찰행정학과에 합격한 딸 이지민 양 등이 참여했다. 


보훈부가 파악한 2024년도 대학입학시험을 치른 전몰·순직군경 자녀는 모두 20명으로, 다른 11명은 정시 지원 등의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보훈부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전몰·순직군경 자녀들에게 입학 축하 선물을 전달하고 우리 사회의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성장하고 꿈과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장관은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없는 상황에서도 국가유공자의 자녀들이 훌륭하게 성장해 준 것이 정말 대견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보훈부는 남겨진 영웅의 어린 자녀들이 국가유공자인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신의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