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남성 2명이 청각장애인 커플을 상대로 장기간 학대를 가해온 사실이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0일 YTN 'YTN 뉴스' 보도에 따르면 충남 천안에 사는 청각장애인 커플이 남성 2명에게 금품 갈취와 폭행, 성범죄까지 당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특히 가해자들도 청각장애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충격을 더했다.
해당 사실을 경찰에 신고한 A씨는 청각장애가 있는 20대 딸을 둔 아버지다. A씨는 딸이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듣고 경찰과 함께 찾아갔다.
충격적이게도 오랜만에 만난 A씨의 딸은 온몸과 얼굴에 시퍼런 멍이 든 상태였다.
A씨의 딸은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청각장애인 남성 2명이 자신과 남자친구를 지속적으로 폭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남성들은 잠을 안 재우거나 무릎을 꿇고 무거운 물건을 들게 하는 등 신체적 학대를 가했다.
또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팔아 치우며 5천만 원이 넘게 금품을 갈취하고 신혼 대출 등을 이유로 강제로 혼인 신고까지 시켰다.
이런 학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앞서 지난 2022년에도 A씨의 딸은 가해자들이 자신과 남자친구를 장기간 학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A씨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가해자들의 회유와 협박에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가해자들은 범행을 이어왔다.
A씨는 "한번은 새벽 4시인가 5시께 걔들(가해자들) 자는 틈을 타서 도망쳐 온 적도 있다"며 "그런데 걔들이 택시 타고 와서 기다렸다가 도로 잡아갔다"고 말했다.
A씨의 딸은 가해자들이 무서워 저항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피해자들이 나이에 비해 인지 능력이나 사회성이 많이 부족하다"며 "그래서 가해자들에게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가해자들을 특정하고 갈취와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성범죄까지 저지른 정황을 확인해 조만간 구속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