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수노아파' MZ세대 조직원들이 실형 위기에 놓이자 탄원서 등으로 선처를 호소해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받았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폭력행위처벌법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기소된 수노아파 행동대원 24명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들 가운데 단순 가입한 18명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명은 징역 1년의 선고를 유예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모두에게 사회봉사 등도 명령했다.
앞서 이들은 2016년 6월부터 지난해까지 수노아파 신규 가입 조직원으로 가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MZ세대다. 심지어 이들 중 1명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입대를 앞두고 있던 인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큰 덩치를 자랑하며 문신을 드러내던 모습과는 달리 일부는 지인이나 동료, 학교 선생님을 통해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재판부는 "폭력단체는 조직의 위세를 떨치기 위해 폭력 범죄로 나아갈 위험이 크고 일반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불안감을 줘서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해할 위험이 있어 엄히 다스려야 한다"고 질타했다.
다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수노아파 가입 후 조직원의 경조사나 출소식, 단합대회 참석 외에 조직 차원의 불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실형 선고보다는 상당 기간 국가의 감독하에 교화할 기회를 부여한다"고 했다.
이어 "본인들은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벌을 받아야 하는지 내심 의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가입했다는 것 자체로도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대부분 선처를 한 것이니 가족을 실망시키지 않는 삶을 살라"고 당부했다.
이때 피고인 한 명 한 명에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함께 에어컨 설치 기사로 일하는 형님에게 잘하라", "나중에 가족도 꾸리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라", "다시 재범하면 실형을 복역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2명은 선고 유예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조직 생활이 불과 3개월에 불과하고 모두 범죄 전력이 없다"며 "사회복지사로 일하다가 수사를 받으면서 퇴직했는데, 주변 동료들이 선처를 요청해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선고가 끝난 뒤 수노아파 전·현직 조직원들은 "반성하고 있다", "앞으론 착하게 살겠다"며 법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구치소에서 수노아파에 가입하도록 권유한 혐의로 기소된 조직원 3명은 징역 8개월∼1년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한편 수노아파는 1980년대 후반 전남 목포에서 두고 결성된 폭력단체다.
1990년대부터는 서울로 활동무대를 넓혀 유흥업소 운영, 건설사 철거 용역 등에 주력하며 세력을 키워 2000년대에는 전국 10대 조직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