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실험'이라는 논란이 일었던 '질소가스 사형'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집행됐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주는 살인으로 사형 선고를 받고 수감 중이던 케네스 유진 스미스를 질소가스 사형으로 처형했다.
독극물 주입을 이용한 사형이 1982년 미국에 도입된 이후 새로운 방식의 사형이 집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질소가스 사형은 사형수에게 안면 마스크를 씌운 뒤 질소가스를 주입해 저산소증으로 숨지게 하는 방식이다.
스미스는 지난 1988년 아내의 사망 보험금을 노린 한 남성으로부터 1천 달러를 받고 그의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살인을 사주한 남성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앨라배마주는 2022년 독극물 주사를 사용해 사형에 나섰지만 적절한 정맥을 찾지 못해 실패했고, 결국 질소가스 주입 방식을 택했다.
질소가스가 주입되면 몇 초 안에 의식을 잃어 가장 인도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지만, 생체 실험이란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스미스는 사형 집행 시작 22분 만에 사망 선고됐다. 그는 몇 분 동안 의식이 있었고 최소 2분간 경련을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사형 집행 전 스미스의 변호인들은 의뢰인이 새 처형 수단의 실험 대상이 됐다며 사형 집행 중지를 요청했지만 기각됐다.
질소가스 사형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종교단체, 유엔 인권기구는 거세게 반발했다.
스미스를 상담해 온 제프 후드 목사는 앨라배마주가 질소가스 주입 시 단 몇 초 안에 의식을 잃고 몇 분 안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한 것에 대해 "30초 안에 의식을 잃는 일은 없었다. 우리가 본 것은 몇 분 동안 발버둥 치는 사람이었다."고 지적했다.
교황청과 연계된 가톨릭 자선단체인 상테지디오는 "야만적이고 미개하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앨리배마주 법무장관인 스티브 마셜은 사형 집행 후 "질소 가스가 효과적이고 인간적인 처형 수단으로 이제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논란과 별개로 스미스에게 희생된 아내의 가족들은 "정의가 실행됐다", "이 일이 마무리돼 기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