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 20대 남성이 현지에서 인종차별과 폭행을 당한 사연이 알려졌다.

한국인이 이러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현지에 있는 우리 영사관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반응한 게 알려지며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2일 JTBC 뉴스룸은 이달 초 이탈리아에서 인종차별·폭행을 당하고 금품까지 빼앗겼다는 20대 남성 A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이탈리아 밀라노 꼬르소꼬모 거리에서 관광을 하던 중 흑인 괴한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A씨는 "100미터 전부터 원숭이 소리를 내면서 나에게 오더라"라며 "'니하오'라고 하더니 '칭챙총'이라고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다가온 흑인 괴한은 8명. 이들은 A씨를 포함한 한국인 4명에게 달려들었다. 괴한들은 A씨를 넘어뜨린 뒤 눈을 벌려 캡사이신 성분으로 추정되는 스프레이를 뿌렸다.

괴한들은 A씨 일행을 항거 불능 상태로 만든 뒤 목걸이·휴대폰 등을 훔쳐 달아났다. 300만~400만원 상당의 금품도 도난당했다.

피해를 당한 A씨 일행은 밀라노에 주재하고 있는 영사관에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A씨는 "영사관은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 응급실, 경찰서 위치 정도는 알려주겠다'라고 하더라"라며 "통역 이런 건 아예 도와주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외교부 측은 응급 상황이 아니기에 매뉴얼에 따라 조치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A씨는 지인의 도움으로 현지 경찰서에 신고는 해놓았지만, 3주가 지나도록 수사와 관련한 내용은 전해듣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