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들에 올해 등록금을 동결할 것을 적극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생들이 교육의 질 개선 등을 이유로 등록금 동결에 반대했다.
앞서 지난 9일 교육부는 2024학년도 대학 등록금 동결을 적극 권고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고를 전체 대학들에 발송했다.
매년 교육부는 등록금 법정 인상률의 상한선을 정해 대학들에 공고하는데, 올해는 동결을 권고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학가에서는 교육부의 강한 압박에 학부 등록금 동결을 검토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19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학생들이 등록금 동결에 긍정적 반응을 보일 것 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부가 등록금 동결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서강대에서 열린 '2024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회의에서 학생 대표 A씨는 "(등록금) 인상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학생들도 좋은 교수님들께 우수한 교육 환경에서 수업받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날 1173만 원인 대학원 등록금 4% 인상안에 대해 위원 9명 전원이 찬성해 받아들여졌다.
학생들은 "현 대학원 등록금은 비싼 수준이 아니다"라며 "4% 인상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등록금 인상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서강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은 3월 개강을 앞두고 등심위를 열고 있다.
과거에는 학생 대표들이 등록금 인상을 무조건 반대했다면 최근에는 교육의 질과 학교 시설물 교체, 복지 등을 고려해 꼼꼼히 따지는 모습이다.
경북의 한 사립대 등심위 학생 위원은 "대학의 재정적인 고민에 공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서울대 등심위 1차 회의에서 한 학생 대표는 "학교 측 주장대로 자체 재원 마련은 당연히 시급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등록금 인상 근거에 대해 찬성했다.
그러나 되레 대학들이 교육부의 압박에 못 이겨 올해 학부 등록금 동결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올해는 '동결 권고' 내용이 특히 더 강조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주저하는 데는 각종 재정지원 사업 정성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큰 이유로 꼽힌다.
이에 현재까지 전국의 거점국립대 10곳 중 7곳이 등록금 동결을 확정 지었다. 연세대, 경희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국민대 등 수도권 주요 사립대 역시 동결을 결정했다.
한편 올해 등록금 인상 법정 한도는 13년 만의 최고치인 5.64%로 정해졌다. 5%대의 인상 한도는 등록금 상한제가 도입된 2011학년도(5.10%)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