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동차 업체가 한국 대학에 법인을 설립해 국내 대기업 배터리 기술을 빼간 정황이 포착됐다.
대기업 직원들에게 억대 연봉을 주겠다며 이직을 제안하고는 국내 기업의 배터리 도면 등을 빼갔다.
18일 중국 자동차 업체가 삼성SDI, SK온(당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을 빼돌린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사법 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대는 최근 A씨 등 삼성SDI·SK온 전·현직 임직원 5명과 한국법인 에스볼트(Svolt) 코리아, 에스볼트 중국 본사, 모기업 장성기차 등 법인 3곳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삼성SDI등에서 배터리셀 핵심 기술 연구개발을 담당하다 기술 유출에 가담한 이들은 2018~2020년 회사 재직 도중 스마트폰 등으로 전기차 도면, 배터리셀 도면 등을 사진 찍어 보관하다가 억대 연봉을 받고 에스볼트코리아 이직 이후 자료를 에스볼트 측에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에스볼트는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4위 업체로, 중국 최대 SUV 판매 기업 장성기차의 자회사다.
장성기차는 6년 전까지만 해도 배터리 생산 능력이 없었는데 지난해 10월 독일 BMW에 11조 원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장성기차는 한국에 지사를 차린 뒤 한국 기업의 배터리 기술을 빼간 것이었다. 2020년 6월 서울 고려대 산학관에 에스볼트코리아가 연구소 겸 사무실을 차려 주요 전기차에 들어가는 삼성SDI·SK온 배터리 관련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한 것이다.
경찰은 에스볼트의 모기업인 장성기차가 기술 탈취 관련 지시를 내린 정황을 포착했다.
에스볼트코리아는 설립 전후 여러 대기업 연구원에게 접근, 한국에서 근무할 수 있고 막대한 연봉을 조건으로 이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기술 유출로 국내 기업들이 입은 피해가 4,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에스볼트코리아 관계자는 "남은 직원들은 한 명도 없냐"는 물음에 "다 퇴사했다"면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