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인 2022년 12월 13일 방송된 MBC 'PD수첩'에 소개됐던 아파트의 최근 매매가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PD수첩 나왔던 노원 아파트 영끌한 여자 현재 상황'이란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되고 있다.
당시 방송된 'PD수첩'에는 37세 최민지(가명)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씨는 2021년 노원구의 69㎡ 아파트를 6억 5000만원에 구매했다. 이중 3억 7500만원은 대출이었다. 자기 돈은 2억 7500만원이 들어간 셈이다.
최씨는 월 400만원 정도를 벌고 있었는데 원리금을 값는데만 190만원이 나갔다. 그는 "그 대출마저도 너무 좋았다. 그 대출이 없으면 집을 못 샀고, 대출 덕분에 집을 산 거니까"라고 했다.
해당 아파트는 사용승인일이 30년도 더 된 아파트였지만 최씨는 이 기회를 놓치면 서울에 집을 못 살 것 같은 불안감을 느꼈다.
처음 집을 보러 갔을 때 30년 동안 한 번도 수리가 되지 않은 상태여서 인테리어 비용으로 2600만원을 추가로 들었다.
그런데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방송 기준 2022년 9월 실거래가가 5억이었다. 집을 산 지 1년도 안 지나 집값이 1억 5000만원이 떨어졌다.
이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는 어떻게 될까.
2024년 1월 9일 최씨와 같은 아파트 같은 평수의 매매가는 4억 7500만원이었다. 지난해 9월 집값이 5억 4000만원까지 회복했으나 이후 계속 떨어져 지난해 12월 4억 6000만원까지 떨어진 뒤 현재 매매가를 유지하고 있다.
최씨가 여전히 살고 있다면 자신이 아파트 구매에 들였던 2억 7500만원 중 1억 7500만원이 사라진 셈이다. 대출금 3억 7500만원은 그대로 남았다.
집값이 떨어져 1억 7500만원을 손해 봤지만 원리금 190만원은 매달 내고 있는 셈이다.
11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이른바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는 서울 평균보다 아파트 가격이 2배 이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집값 격차는 더 벌어졌다.
노·도·강과 강남 3구의 평균 집값 차이는 지난해 16억 9113만원으로 2002년 16억 7236만원보다 20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서울 외곽지역은 작년 이자 상환 부담에 급매물이 늘면서 하락 거래 비중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대출이 끝나면서 거래가 위축되자 하락 폭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가시장은 이미 대출 규제가 촘촘해 대출 요건이 강화되더라도 집값에 영향을 덜 받지만 중저가 시장은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하면 매수세와 집값에 탄력적으로 반응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관망세가 장기화할수록 가격이 내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서울 핵심지와 외곽의 집값 차이가 벌어진 상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