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14일(월)

"자꾸만 져요"...요즘 19금 '띄어쓰기 챌린지' 때문에 당황스럽다는 초등생 학부모들

YouTube 'The면상'


학부모 A씨는 최근 초등학생 자녀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랐다. 아이가 '할 말이 없네'를 따라 부르며 춤을 추고 있었다.


A씨는 "아이가 홍박사 챌린지를 따라 하길래 영상 보고 기겁했는데, 새로운 노래가 나왔는데 더 경악스럽다"고 했다. 


요즘 초등생 아이를 둔 학부모 사이에서는 '홍박사 챌린지'와 '할 말이 없네'에 대한 주의보가 내려졌다. 맘카페에서는 이와 관련한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TikTok


한 학부모는 "이사 가려고 하는데 거기 아이들도 '홍박사 챌린지'를 하나요?"라고 묻기도 했다. 


'홍박사 챌린지'는 개그맨 조훈이 부른 노래로 가슴 크기가 고민인 여성이 등장해 선정성이 불거진 곡이다. '할 말이 없네' 또한 '말하다'(Speak)가 아닌 '말'(Horse)을 뜻하는 것으로 역시 19금 의미를 담고 있다. 


'홍박사'와 '할 말이 없네'는 밈처럼 퍼져나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을 점령 중이다. 검색만 하면 크리에이터들이 따라한 '홍박사'와 '할 말이 없네' 챌린지가 우수수 쏟아져 나온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문제는 이러한 영상들이 초등생들에게도 여과없이 노출된다는 것이다. 직접 영상을 찍어 공개한 초등생들도 있다.


교실에서는 초등학생들이 마구잡이로 인터넷 밈인 '영차'를 따라해 교사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여러 학생이 떼 지어 손을 허리에 얹고 골반을 비틀면서 "좋았어! 영차!"라고 외치는 건 물론, 상황과 무분별하게 기회가 왔다 싶으면 "영차"를 외친다.


YouTube 'VIVO TV - 비보티비'


이 밈은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의 한 장면에서 유래했다. 부패 정치인 장필우 역을 맡은 배우 이경영이 성매매가 이뤄지는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제조하는 장면이다. 


영화에서 "좋았어! 영차!"라는 대사는 없지만, 이 장면을 패러디하는 코미디언들이 추임새를 넣어 밈으로 자리 잡았다. 이 역시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니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개그맨 문세윤은 한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 딸이 영차를 한다. '아빠 영차'라고 한다"며 "우리 애 엄마가 놀라서 '너 그거 어디서 봤냐'니까 유튜브에서 봤다더라. 근데 이게 무슨 뜻이냐고 하더라"라며 진땀을 뺐다.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에는 '띄어쓰기 챌린지'가 문제가 되고 있다. '너무 심했잖아'의 띄어쓰기를 바꿔 '너 무심했잖아'로 바꾸는 챌린지다. 


다만 일부 크리에이터들이 이를 자극적인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 예를 들면 '야 한게임 할래?'를 '야한 게임 할래?'로 바꾸거나 '한 번만 져 줘'를 '한 번 만져줘'로 변형하는 식이다. 


자극적인 밈들이 계속 생겨나는 건, 유행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만 흥미를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분별없는 밈 쫓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밈과 챌린지가 건전한 놀이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책임 의식과 표현의 자유가 공존하는 가운데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