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현장에서 한 60대 남성이 전신 화상을 입고도 시민들의 대피를 도운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지난 10일 SBS '8 NEWS'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차를 타고 사고 현장 주위를 지나던 A(62)씨는 가스 폭발로 전신화상을 입었다.
이때 거리에는 인근 숙박업소에서 아비규환이 된 폭발 현장을 정신없이 탈출하는 가족이 있었다.
이들 역시 화상을 입고 건물 뒤편으로 황급히 빠져나왔다. 그러나 가스로 뒤덮인 도로에서 어디로 대피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들을 목격한 A씨는 전신 화상을 입은 고통을 참으며 이 가족을 도와 길을 안내했다.
A씨의 도움으로 무사히 대피한 가족들은 "저희는 당시 폭발 장소가 정확히 어디인지 인지를 못 하고 있었다"며 "그때 (A씨가) '이쪽으로 피하라'고 먼저 알려주셨다"고 매체에 전했다.
이후 A씨는 서울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신에 화상을 입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폭발 사고 현장에서 의인은 A씨뿐만이 아니었다. 충전소와 20m 남짓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최초 신고자 B씨의 발 빠른 대응이 더 큰 사고를 막았다.
B씨는 가스가 새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하고 인근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이후 112와 119에 차례로 신고했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B씨의 대피 안내 2분 후 주민들이 100m 가량 벗어나자마자 가스가 폭발했다.
곧바로 가스가 온 마을을 뒤덮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한편 지난 1일 오후 9시 3분께 강원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 한 가스충전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5명이 중경상을 입고 2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폭발 20여 분 전부터 소방에는 "가스가 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누출된 LP가스는 10초 만에 인근 도로를 뒤덮었고 주민들이 대피하기 시작한 지 10여 분 만에 굉음을 내며 폭발했다.
당시 현장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자 '전쟁 상황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장은 참혹했다.
주민들의 신속한 신고와 대피로 인명피해는 줄였지만, 당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던 충전소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