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령 괌에 갔다가 강도 일당에게 총을 맞아 숨진 50대 한국인 관광객이 아내와 은퇴 여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 시간) 퍼시픽데일리뉴스, 괌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일 저녁 7시 40분~8시께 한국인 관광객 부부가 괌 투목 지역 건비치에서 츠바키 타워 호텔을 향해 걸어가던 중 강도를 만났다.
경찰 브리핑에 따르면 어두운색의 SUV가 뒤에서 부부에게 다가왔다. 차에는 운전자 이외에 동승자 1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한 명이 총기를 지닌 채 차에서 내려 이들 부부에게 소지품을 요구했고, 이후 몸싸움이 벌어진 끝에 남편이 총에 맞았다.
남성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음 날 결국 숨졌다.
남편은 은퇴를 기념해 아내와 여행을 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아내는 깊은 괴로움에 빠져 있는 상태라고 루 레온 게레로 괌 주지사는 전했다.
게레로 주지사는 이날 오전 병원을 찾아 "오늘은 한국에서 온 관광객과 그 가족의 삶에 있어서 매우 슬프고 비극적인 날"이라고 했다.
이어 "아내가 남편 장례식을 한국에서 치르기를 원하는 만큼, 아내의 뜻을 따르기 위해 정부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용의자들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경찰 설명에 따르면 총격이 발생한 지역이 매우 어두웠던 탓에 용의자 인상착의 등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괌 경찰은 용의자들에 관한 결정적인 제보에 포상금 5만 달러(한화 약 6600만원)를 걸었다.
괌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살인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2013년 일본인 관광객 3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한 이후 10년 만이다. 이에 현지에서도 적잖은 충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 구티에레스 괌 관광청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조명이 없어 어두운 거리와 범죄자들이 관광객을 노리기 위해 숨어서 기다릴 수 있는 폐가, 버려진 건물 등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