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의 역작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의 실제 모델 故 황기환 애국지사가 오는 10일 고국으로 돌아온다.
미스터 션샤인 속 배우 김태리가 맡은 고애신의 마지막 대사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봅시다(see you again)"가 마침내 실현된다.
4일 국가보훈처는 황 지사의 유해를 오는 10일 국내로 봉환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남궁선 보훈예우국장이 반장을 맡은 유해 봉환반은 내일(5일) 미국 뉴욕으로 파견된다. 뉴욕한인교회에서 추모식 등 일정을 치른 뒤 황 지사의 유해를 모시고 9일 출발해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당도할 계획이다.
미국 뉴욕에 자리한 뉴욕한인교회는 황 지사를 비롯, 많은 독립유공자들이 과거 독립운동을 위한 정보를 교환하고 자금을 마련했던 곳이다. 미주 독립운동의 본거지 역할을 했다.
황 지사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 자원입대했다는 점을 고려해 추모식에서는 양국 국가가 울려 퍼질 예정이다. 이후 헌화가 이뤄지고 약력 보고, 추모사, 봉송사 순으로 이어진다.
남 반장이 황 지사의 유해를 고국에 모셔오면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영접하고 영정을 들고 운구에 나설 예정이다.
황 지사의 유해는 대전현충원에 운구된 뒤 유해 봉환식과 독립유공자 7묘역 안장식을 거쳐 고국에서 영면하게 된다.
박 처장은 "조국독립을 위해 머나먼 타국에서 일생을 바친 황 지사의 유해를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노력으로 순국 100년 만에 고국으로 모시게 돼 매우 뜻 깊다"라면서 "유해 봉환에 협조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지사께서 꿈에도 그리던 고국산천에서 영면할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해 모시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황 지사는 10대 후반이던 190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미군에 자원입대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이후 1919년 6월 프랑스로 건너가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파리위원부 서기장을 맡아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1919년 10월에는 러시아 무르만스크에 있던 조선인 노동자 200여명이 영국을 거쳐 일본에 강제 송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외교적 노력을 펼쳐 홍재하 등 35명을 구출해 프랑스로 이송시켰다.
이들은 프랑스에서 재법한국민회를 조직해 활동했다.
1920년 1월에는 프랑스 파리 주재 한국선전단 선전국장으로서 프랑스어 잡지를 창간해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세계 각국에 우리나라의 독립 필요성을 알렸다.
1921년 4월에는 '영일동맹과 한국'이란 책을 편집했다. 이 책에는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건 제국주의 열강들의 식민지 분할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이후 황 지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이승만 전 대통령·서재필 선생 등을 보좌했다. 그러던 1923년 4월17일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숨을 거둬 현지 마운트 올리벳 공동묘지에 안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