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1994년생이지만, 1999년생보다 더 늦게 데뷔전을 치른 파이터는 거침없이 주먹을 날렸다.
타격 하나하나를 얼굴에 정타로 꽂으려 노력했고, 자신보다 뛰어난 킥 능력을 갖춘 상대에게 주눅 들지도 않았다. 곳곳에서 "그래, 그거야!" 하는 외침을 들은 듯 끊임없이 자신을 내던졌다.
그리고 그는 자신보다 5살 어리지만, 데뷔는 2년이나 더 빠른 '여대생 파이터' 이예지를 누르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 이야기는 '꽃미녀 파이터'라는 별명으로, 일약 로드FC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수연의 이야기다.
앳된 얼굴과 부드러운 목소리, 부끄러움 많은 성격과는 다르게 현장에서 뜨겁게 주먹을 내지른 이수연은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그 인기를 더욱 드높이고 있다.
지난 15일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는 'XIAOMI ROAD FC 051 XX'가 열렸다. 이날 이수연(24, 로드짐 강남 MMA)는 이예지(19, 팀제이)를 2대1 판정승으로 눌렀다.
결과는 2-1 판정승이었지만, 1분이라도 더 시간이 있었다면 KO도 가능한 경기력이었다. 그만큼 이수연의 경기력은 좋았다.
이수연은 경기 후 "힘들어도 정신을 안 놔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같이 운동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더 좋은 모습 보이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으레 승리에 취해 자신을 PR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파이터가 많은데, 이수연은 겸손하게도 다른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러한 겸손은 거짓이 아니었다. 경기 후 이틀이 지나고, 자신이 무찌른 이수연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것이다.
이수연은 오늘(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기가 끝난 뒤 정신이 없어서 이예지 선수와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면서 "이예지 선수에게 잘 싸워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승리 선수로서 빛이 났지만, 그 공을 이예지에게도 돌린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직 부족하다. 데뷔전은 운이 좋아 이겼다"면서 "다음에 기회를 또 준다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시합에서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한편 ROAD FC는 2019년 2월 2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샤밀 자브로프와 만수르 바르나위의 100만불 토너먼트 결승전을 진행한다.
두 파이터 중 승리하는 최후의 1인은 2019년 5월 제주도에서 ‘끝판왕’ 권아솔과 토너먼트의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