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 인근에서 발생한 열차 추돌 사고로 최소 68명이 사망하고 80명 이상이 부상당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열차에 탑승한 한국인 10명 중 2명도 부상을 입었다.
28일(현지 시간) AFP와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경 마드리드에서 남쪽으로 약 120㎞ 떨어진 톨레도주 우르다 지역에서 스페인 국영 철도회사 렌페의 고속열차가 민간 철도회사 이리오(Iryo)의 열차를 들이받았다.
렌페 열차에는 397명, 이리오 열차에는 147명이 타고 있었다. 로이터는 이번 사고가 지난해 1월 발생한 열차 사고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대형 철도 참사이자 2013년 이후 유럽 최악의 열차 사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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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티야라만차 지역 정부는 현재까지 최소 68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는 부상자가 80명을 넘었으며 이 중 50명 안팎이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현장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외교부는 사고 열차에 탑승한 한국인 10명 중 2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경상을 입은 1명과 턱에 부상을 입은 1명은 모두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 직후 대사관과 영사안전콜센터 신고 등으로 한국인 부상자가 6명에서 9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으나, 현장에 도착한 영사가 한국인 탑승객 10명을 직접 확인한 결과 부상자는 2명이고 나머지 8명은 무사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초기 조사에 따르면 렌페 열차가 선로에 정차 중이던 이리오 열차의 후미를 충돌했으며, 충격으로 객차 3량이 탈선해 선로 아래 비탈길로 추락했다. 사고 원인은 관제센터의 잘못된 운행 재개 결정으로 지목됐다.
오스카 푸엔테 스페인 교통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술적 결함으로 모든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된 상황에서 렌페 열차만 운행이 강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스템이 복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을 재개하기로 한 결정은 관제 센터의 권한"이라며 "관제 센터는 우리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통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대규모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구급차 수백 대와 장의차, 헬리콥터가 투입됐고 군 부대원 100명과 크레인, 중장비도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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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선로 위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진 열차 잔해가 흩어져 있었다. 부상당한 승객들이 붕대를 감은 채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사고 열차에 탑승했던 파트리시아라는 여성은 CNN 방송 인터뷰에서 "사고 전 열차가 교통량을 이유로 선로에 약 20분간 멈춰 있었다"며 "이후 다시 출발한 지 3분도 되지 않아 거대한 충돌이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카스티야라만차 지역 정부는 부상자 치료를 위한 혈액이 부족하다며 지정 병원에 헌혈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스페인 철도 인프라 운영사 아디프(Adif)는 사고 여파로 마드리드와 남부 안달루시아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노선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수요일 발생한 이번 참사로 최소 68명이 사망한 데 대해 스페인 전역에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산체스 총리는 카스티야라만차 지역의 재난 현장에서 "스페인 전역이 애도에 잠겨 있다"며 "스페인과 같은 나라에서 같은 해에 두 번이나 이런 참사가 일어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서도 "톨레도에서 발생한 심각한 열차 사고에 충격을 받았다"며 "모든 희생자와 그 유가족들에게 애정과 연대,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집권 사회노동당과 야당들도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피해 복구와 지원에 나섰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 GettyimagesKorea
참사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 각국 정상들과 국제사회도 일제히 애도와 연대의 뜻을 표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엑스를 통해 "가슴이 찢어지는 참사"라며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럽 전체가 함께 슬퍼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도 애도를 표하며 구조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는 지난 1월 46명의 사망자를 낸 동일 노선상의 대형 철도 사고 이후 불과 9개월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스페인 철도 체계의 안전 관리 부실 논란이 거세게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