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수)

전차 위 '그물 같은 천'의 진화... 현대로템 K2, 열 흔적까지 줄인다

전차를 나뭇가지와 위장망으로 덮으면 적의 눈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열을 감지하는 장비 앞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차체의 색과 윤곽을 주변 숲에 맞춰도, 배경과 다른 열 신호가 전차의 위치를 드러낼 수 있어서다.


현대로템 K2 전차에 적용된 위장막은 이런 탐지 위협에 대응한다. 눈에 보이는 형태뿐 아니라 야간투시장비와 열상감시장비에 노출될 위험까지 줄이는 기동위장체계(MCS·Mobile Camouflage System)다.


현대로템은 지난 9월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 ‘MSPO 2026’ 참가를 발표하며 폴란드 방산업체 미란다의 기동위장체계를 소개했다. 폴란드형 K2 전차(K2PL)에 적용할 장비로, 당시 폴란드에 납품 중인 K2GF 전차에 장착해 전시한다고 밝혔다.


image.png수풀로 위장하고 훈련 중인 K2전차 / 현대로템 블로그


특징은 위장막을 장착한 상태에서도 기동과 전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차를 세워놓고 주변을 가리는 데서 나아가, 움직이는 전차에 맞춰 위장 기능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전차 위장의 기본은 주변 환경과 비슷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녹색과 갈색 등의 무늬로 배경에 섞이게 하고, 수풀이나 그물망을 더해 전차 특유의 윤곽을 흐린다. 


탐지 장비는 사람이 보는 색과 형태 외의 정보도 활용한다. 야간투시장비는 근적외선 영역에서 물체와 식생이 빛을 반사하는 차이를 포착할 수 있다. 열상장비는 물체와 배경의 겉보기 온도 차이, 열이 집중되는 부위 등을 이용해 표적을 찾아낸다. 위장 무늬가 주변과 비슷하더라도 다른 센서에는 구별될 수 있는 이유다.


이에 대응하는 기술이 여러 파장 영역을 함께 고려하는 '다중분광 위장'이다. 미란다는 자사 기동위장체계가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열적외선, 레이더 영역에 대응한다고 설명한다. 관측 수단마다 전차를 알아보는 단서가 다른 만큼, 위장 역시 여러 영역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열상장비에 대응하는 핵심은 전차의 열 신호를 줄이는 데 있다. 열이 집중된 부위와 그 배열은 전차를 식별하는 단서가 된다. 위장막은 이런 특징이 드러나는 정도를 낮춰 관측자가 표적을 구분하기 어렵게 한다.


image.png미란다의 차량용 기동위장체계 적용 사례 / Miranda Military


다만 위장막을 씌운다고 전차에서 발생하는 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대로템도 MCS의 효과를 다양한 센서에 노출될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설명했다.


차량에 맞춘 구조도 중요하다. 미란다의 기동위장체계는 차량별 특성을 고려한 모듈 방식으로 제작된다. 차량 기능을 방해하지 않도록 장착 구조를 설계하고, 운용 환경에 맞춰 무늬와 색상을 조정할 수 있다. 전차를 가리는 성능과 실제 운용 편의성을 함께 고려한 방식이다.


이번 위장막 적용은 현대로템의 폴란드 현지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로템의 K2 전차에 현지 업체 미란다의 위장 기술을 결합해 폴란드군의 운용 요구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현대로템은 현지 양산 예정인 K2PL을 중심으로 폴란드 방산업체들과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