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2일(월)

"공부 못한다" 지적 반복한 초등 담임교사, 아동학대 벌금형 선고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제자에게 "공부 못한다"며 지속해서 면박을 준 초등학교 담임교사에게 아동학대 유죄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초등교사 A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벌금 500만 원과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오늘(11일) 밝혔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을 맡았던 A 씨는 지난 2024년 4월 교실 안에서 반 학생에게 "공부 좀 해라. 공부를 그렇게 못 하면 되겠냐", "공부를 그렇게 못하면 어짜노! 너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라며 반복적으로 질타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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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법정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으며, 설령 발언했더라도 학대 의도는 없었다고 맞섰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피해 학생과 모친의 진술, 당시 상황을 기록한 일기장 등을 토대로 유죄를 인정했다. 1심은 "피해자도 실제로 공부를 못해 힘들었다기보다 A 씨에게 공부를 못한다고 계속 지적당해 무척 괴로웠다고 줄곧 토로한 이상 정신건강과 발달에 피해를 받은 사실 또한 명명백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는 교사의 본분을 저버리고 자신의 기분대로 특정 학생을 다른 학생들 앞에서 대놓고 모욕, 멸시, 질타해가며 '무형의 교편'을 휘둘렀다"며 "고작 9살에 불과한 피해자는 대응 방법조차 찾지 못한 채 굴욕의 나날을 일기에 남기며, 모친한테 일일이 털어놓는 수모의 하루하루를 버텨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1심은 A 씨의 과거 음주운전 처벌 전력 등을 함께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벌금형으로 감경했다. 2심 재판부는 "공부하는 친구한테 민폐"라는 발언을 제외한 나머지 언어적 괴롭힘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약 23년간 교사생활을 비교적 성실히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이고, 평소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적 학대 고의를 갖고 범행을 한 것이 아닌 점, 200만원을 공탁한 점, 범행을 부인하나 별개로 아동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1심 양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