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칸 음식 프랜차이즈 치폴레가 한국 매장에서 전남 해남산 장립종 쌀을 사용한다. 이달 한국에 첫 매장을 오픈한 치폴레는 미국 매장의 메뉴와 조리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한편, 장립종 쌀을 비롯한 일부 식재료를 국내에서 조달하며 현지 공급망을 마련했다.
최근 식품업계에 따르면 치폴레는 지난 2일 서울 강남에 아시아 첫 매장인 '치폴레 강남점'을 열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오픈 직후부터 2~3시간씩 대기하는 고객이 몰렸으며, SNS에서도 매장 방문 후기와 메뉴 관련 게시물이 잇따랐다.
치폴레 인스타그램
치폴레는 한국 진출 과정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별도 메뉴를 내놓기보다 미국 매장에서 제공하던 메뉴 구성과 조리·주문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식재료 역시 브랜드가 요구하는 품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국내 조달 체계를 마련했다. 한국 매장에서는 부리토와 부리토볼 등에 사용되는 장립종 쌀을 전남 해남에서 생산한 쌀로 조달한다.
치폴레가 사용하는 장립종 쌀은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재배되는 품종으로 쌀알이 길고 가늘며 찰기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부리토나 볼에 넣었을 때 고슬고슬한 식감을 내 멕시칸 메뉴에 주요 식재료로 활용된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장립종 쌀을 주로 수입에 의존해 왔지만, 해남군은 기후변화 대응과 새로운 판로 확보를 위해 장립종 쌀의 국내 생산을 확대해 왔다. 2021년부터 산·학·관·연 협력을 통해 간척지를 중심으로 재배를 추진했으며, 지난해에는 100㏊에서 650톤의 원료곡을 생산했다.
서울 강남대로 치폴레 강남점 앞에서 방문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인사이트
이번 치폴레 납품에는 해남에서 재배된 인디카 계열 장립종 벼 품종이 활용된다. 해남군은 치폴레에 200톤 규모의 원료곡을 납품하기로 했으며, 향후 국내 매장 확대에 따라 연간 약 150톤 수준으로 공급을 이어갈 예정이다.
치폴레는 쌀 외에도 한국에서 고수와 할라피뇨, 양파, 사워크림 등 일부 식재료를 조달한다. 향후 국내에서 사용하는 식재료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치폴레가 한국 시장에서도 자체적인 식품 철학과 메뉴 품질 기준을 유지하면서 현지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치폴레는 '진정성 있는 음식(Food with Integrity)'을 핵심 브랜드 철학으로 내세우며 매장에서 식재료를 직접 손질하고 조리하는 방식을 강조해 왔다.
한국 사업 확대도 예정돼 있다. 치폴레는 올해 안에 국내 매장을 3곳까지 늘리고, 내년 상반기에는 싱가포르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한국 매장 확대와 함께 국내 식재료 조달 및 공동 개발이 이어질 경우 국산 식재료의 외식 프랜차이즈 공급망 진입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일 치폴레 한국 1호 강남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허희수 CVO(상미당홀딩스 최고비전책임자가) 한국 시장 비전과 사업 운영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제공=상미당홀딩스
허희수 상미당홀딩스 최고비전책임자(CVO)는 지난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치폴레가 추구해 온 높은 품질 기준과 브랜드 철학을 그대로 구현하고, 국내 고객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최상의 경험을 제공해 외식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