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05일(일)

홈플러스 67개 점포 수요 어디로...이마트·롯데마트 반사이익 기대

법원, 회생절차 폐지 결정...14일 내 즉시항고·자금 조달 변수

이마트·롯데마트 인근 점포 매출 증가...온라인 장보기와 수요 경쟁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최소 2천억원의 운영자금 문턱에서 멈췄다.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남은 67개 대형마트 점포의 고객 수요를 누가 가져갈지가 유통업계 변수로 떠올랐다. 


홈플러스가 결정 확정 전 자금을 조달하고 즉시항고에 나서면 법원이 폐지 결정을 다시 들여다볼 여지는 있다. 반대로 자금 조달이 무산되면 회생보다 파산 절차에 가까워진다.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대형마트 3강 구도도 이마트와 롯데마트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 다만 홈플러스 이탈 수요가 곧장 두 회사로만 이동하지는 않는다. 쿠팡과 컬리, SSG닷컴, 편의점, 식자재마트까지 같은 장보기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2000억 못 넘은 회생안


지난 3일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홈플러스가 수정 회생계획안을 냈지만 계획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회생계획안 수행에 최소 약 2천억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가결 기한까지 해당 자금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법원 판단은 회생계획안의 형식보다 실제 영업을 이어갈 현금에 맞춰졌다.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 매각과 점포 구조조정 등을 진행했지만 남은 사업부의 인수합병은 성사되지 않았다. 영업을 이어가는 동안 매출은 줄고 급여, 물품대금채무, 조세 등 공익채권은 늘었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결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홈플러스가 14일 이내 즉시항고를 내고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제시하면 서울회생법원이 스스로 폐지 결정을 취소하는 재도의 고안 절차가 열릴 수 있다. 즉시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으면 채권자 또는 회사 신청을 거쳐 파산 선고와 청산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유통업계의 시선은 남은 점포로 옮겨갔다. 홈플러스는 5월 10일부터 대형마트 104개 점포 가운데 37개 점포 영업을 잠정 중단했고, 6월 초 이들 점포를 최종 폐점하기로 했다. 현재 운영 축은 67개 핵심 점포다. 서울 강서점과 월드컵점, 합정점, 강동점 등은 배후 수요가 큰 상권에 자리 잡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뉴스1


67개 점포 놓고 장보기 경쟁


이탈 수요 일부는 이미 경쟁 대형마트 매출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홈플러스 37개 점포 영업 중단이 시작된 5월 10일부터 31일까지 이마트 창동점과 묵동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4% 늘었다. 롯데마트도 서울 지역 홈플러스 폐점 인근 매장 매출이 9% 증가했다. 송파구 한 점포는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이 24%에 달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전체 업황은 정반대였다. 산업통상부의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5.1% 줄었다. 홈플러스 인근 경쟁점의 매출 증가는 대형마트 시장 전체 회복보다 점포 공백에 따른 지역 수요 이동에 가깝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모든 수요를 가져가기는 어렵다. 장보기 소비의 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상태에서 홈플러스 고객도 오프라인 경쟁점으로만 이동하지 않는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5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5조13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0.3% 증가했다. 음·식료품 온라인 거래액은 3조5532억원으로 14.0% 늘었다.


홈플러스의 상품 납품 차질과 점포 축소가 이미 고객 이탈을 앞당겼다는 점도 변수다. 폐점 인근에 이마트나 롯데마트가 없는 지역에서는 온라인 장보기와 편의점, 동네 식자재마트가 수요를 나눠 가져갈 수 있다. 홈플러스 사태가 대형마트 양강 체제 재편으로 이어지더라도, 양강의 경쟁 상대는 더 이상 오프라인 마트에만 머물지 않는다.


남은 절차는 자금 조달 여부다. 법원이 문제 삼은 운영자금 약 2천억원이 결정 확정 전 마련되지 않으면 홈플러스는 파산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 남은 67개 점포의 처리 방식과 인수 후보, 납품업체 미지급금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