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8일(토)

홍콩법인 감자, 축소 아닌 재배치...한투증권 '수익성 중심 해외전략' 본격화

한국투자증권이 홍콩법인에서 2250억원가량을 회수하고 현지 사업 구조를 다시 짰다. 형식은 유상감자지만, 핵심은 트레이딩에서 빠진 자본을 투자금융(IB)과 브로커리지 중심 사업으로 옮기는 데 있다.


지난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올해 2월 말 홍콩법인에 대해 1억5500만달러(약 2250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실시했다. 홍콩 사업에서 투자운용 및 파생 관련 매크로트레이딩(MT) 기능을 축소·철수하는 과정에서 유휴자금이 발생했고, 이를 본사로 회수한 것이다. 한투증권은 2024년 트레이딩 사업 철수를 결정한 뒤 홍콩법인의 역량을 IB와 브로커리지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바꿔왔다.


이번 조치는 홍콩 거점을 접는 차원보다는 트레이딩에 묶여 있던 자본을 회수해 현지 법인의 기능을 다시 짜는 데 가깝다. 트레이딩에 투입됐던 자본을 덜어내고 수수료 기반 비중이 높은 사업으로 무게를 옮기면서 홍콩 사업의 수익 구조를 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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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 홍콩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0억400만원으로 전년보다 11.9% 감소했다. 실적이 둔화한 상황에서 자본을 회수하고 사업 구조를 조정한 것이다.


홍콩 시장 자체에서 발을 빼는 것은 아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홍콩이 중국 기업의 기업공개 창구이자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는 아시아 금융허브라는 점에서 거점 유지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2025년 현금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498억홍콩달러로 전년보다 89.5% 증가했다.


한투증권은 홍콩에서 채권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브로커리지를 새 축으로 삼고 있다. 회사는 2024년 몽골 국책 주택금융기관 MIK의 글로벌본드 발행을 주관했고, 같은 해 필리핀 부동산 개발업체 비스타 랜드의 글로벌본드 발행에도 참여했다. 한투증권은 몽골 딜을 국내 증권사가 몽골 소재 발행사의 글로벌본드 발행을 주관한 첫 사례라고 밝혔고, 필리핀 딜에 대해서도 국내 증권사가 필리핀 현지 기업의 글로벌 본드 발행을 주관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브로커리지도 재편 이후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홍콩·중국 주식 보관 금액은 지난해 말 34억달러로 1년 전보다 29.1% 늘었다. 한투증권도 현지 브로커리지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