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14일(토)

영장 없이 손님인 척 불법게임장 '몰래 촬영'한 경찰... 대법이 내린 판단은

대법원이 경찰관이 손님으로 위장해 게임장의 불법 환전 행위를 몰래 촬영한 동영상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한다고 판단했습니다.


13일 법조계는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가 게임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게임장 업주 A씨 사건에서 원심의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2020년 3∼5월 게임장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이 게임을 통해 획득한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전해준 혐의를 받았습니다. A씨는 포인트 1만점당 10% 수수료를 제외하고 9천원씩 현금으로 바꿔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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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상당경찰서 경찰관은 손님으로 신분을 위장한 채 차키형 카메라와 안경형 카메라를 이용해 게임장 내부와 환전 과정을 촬영했습니다.


수사기관은 이 동영상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영장 없이 촬영된 동영상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였습니다.


1심 법원은 해당 동영상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2심 법원은 증거능력을 인정해 A씨에게 벌금 2천만원을 선고했습니다.


2심 법원은 경찰이 나이트클럽에서 몰래 촬영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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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수사기관이 범죄 수사 과정에서 현재 범행이 진행 중이거나 그 직후이고, 증거보전의 필요성과 긴급성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상당한 방법으로 촬영한 경우 영장 없는 촬영이라도 위법하지 않다고 봅니다.


나이트클럽 비밀 촬영 사건에서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상당한 방법으로 촬영했는지'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수사기관이 촬영장소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출입했는지, 촬영장소와 대상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에 대한 보호가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영역에 속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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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법원은 "단속 경찰관이 게임장 내 모습과 환전행위 장면 등을 제한적으로 촬영해 피고인 등의 영업의 자유나 초상권 등이 침해될 여지는 적어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촬영 당시 게임장에서 일상적으로 영업이 이뤄지고 있었는데, 단속 경찰관이나 신고자가 불법영업을 유도하는 등 함정수사를 했다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수사기관 촬영물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