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수도권 통근버스 운행을 중단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두고 여론이 갈리고 있습니다.
통근버스 운영이 사실상 '반쪽짜리 이전'을 고착화시켜 왔다는 주장과, 열악한 정주 여건을 외면한 채 이동 수단부터 끊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반론이 동시에 제기됩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수도권 전세 통근버스를 3개월 이내, 늦어도 6개월 안에 전면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현재 전국 149개 지방 이전 공공기관 가운데 47곳이 수도권 통근버스를 운영 중이며, 여기에 연간 약 22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특히 수도권과 가까운 충북은 11개 기관 중 10곳이, 강원은 11곳 중 6곳이 평일 통근버스를 운행해 왔습니다.
통근버스 중단은 지방 이전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정주 환경 개선 없이 추진될 경우 반발과 혼란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됩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무원 통근버스 중단에 숨겨진 사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 A씨는 지방 이전 부처 소속 공무원들이 근무지 이동을 조건으로 지방 아파트 특별공급권과 이주비 등 각종 혜택을 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일부는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하지 않고 임대해 시세 차익을 얻은 채 서울에 남아 생활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지방 정착을 명분으로 지급된 혜택은 챙기면서 주말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무료 통근버스를 이용해 수도권과 지방을 오간 셈"이라며, 통근버스 중단의 핵심은 공공 재정 사용의 타당성과 정책 취지 사이의 괴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 같은 시각에 공감하는 지방 상인과 주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통근버스가 사라지면 실거주 인구가 늘어 지역 소비가 확대되고, 혁신도시의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반면 노동계와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 중단 방침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주말 통근버스는 정착을 거부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미흡한 인사 제도와 정주 인프라를 보완해 온 최소한의 장치"라며 "환경 개선 없이 이동 수단부터 없애는 것은 정책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장에서 나오는 불만의 상당수는 생활 여건과 가족 문제에 맞닿아 있습니다.
민주노총 홈페이지
혁신도시의 경우 수도권에 비해 학원가가 빈약하고 특목고·자사고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점이 대입을 앞둔 학부모들의 불안을 키웁니다.
대형 병원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배우자가 함께 내려갈 경우 수도권과 비슷한 수준의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고민도 큽니다.
결국 이번 조치는 재정 효율성과 지역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와 공공기관 직원들의 현실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 것인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