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14일(토)

"가파른 계단 대신 에스컬레이터·모노레일"... 서울시, 고지대 이동 편의시설 본격 확대

서울시가 경사가 심한 고지대 지역의 이동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고지대 이동약자 편의시설 설치 사업'의 2단계 대상지 10곳을 추가 선정했습니다.


지난 12일 서울시는 급경사로 인해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고지대 주민들을 위해 '고지대 이동약자 편의시설 설치 사업' 2단계 대상지 10곳을 새롭게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업은 엘리베이터와 모노레일 등 생활밀착형 이동시설을 설치해 주거지역과 대중교통, 공원 등을 안전하게 연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 1단계 사업지로 광진구 중곡동, 강서구 화곡동, 관악구 봉천동, 종로구 숭인동, 중구 신당동 등 5곳을 먼저 선정한 바 있습니다.


origin_서울시고지대이동약자편의시설10곳추가…연내설계착수.jpg서대문구 영천동의 착공 후 조감도 / 서울시


새롭게 선정된 2단계 대상지는 구로구 고척동, 동작구 사당동, 금천구 시흥동, 마포구 신공덕동, 성동구 옥수동, 용산구 청암동, 종로구 무악동, 성북구 하월곡동, 관악구 봉천동, 서대문구 영천동 등 총 10곳입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강북권 6곳, 서남권 4곳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울시는 작년 9월 시민 공모를 시작으로 자치구 검토와 현장 조사, 이용 수요 분석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대상지를 확정했습니다.


서울시는 각 대상지의 지역 특성을 고려해 총 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수직형, 경사형, 복합형(수직+경사) 엘리베이터와 모노레일을 설치하게 됩니다. 연내 기본계획 수립과 투자심사 등 행정 절차를 완료한 후 설계 작업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선정된 1단계 대상지 5곳의 경우 설계가 완료되는 대로 오는 4월부터 단계적으로 공사를 시작합니다.


서울시는 시민 수요와 지역 여건을 지속적으로 반영하여 대상지를 추가 발굴하고, 향후 최종 100곳까지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origin_고지대이동약자편의시설대상지찾은오세훈시장.jpg서대문구 영천동의 착공 후 조감도 /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2단계 사업 대상지 중 하나인 서대문구 영천동을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습니다. 오 시장은 주민 수요에 맞는 세심한 설계와 신속한 설치를 당부했습니다.


해당 대상지는 독립문역에서 안산 둘레길로 연결되는 127m, 31도 가량의 급경사 계단 구간으로,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안산 둘레길을 찾는 방문객들까지 더해져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입니다.


서울시는 이 지역에 모노레일을 설치하여 지하철역에서 고지대 주거지역은 물론 안산 둘레길 등 녹지 공간까지 연결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일상적인 이동 편의성과 여가·관광 동선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사업은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홍콩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Mid-level Escalators)'를 떠올리게 합니다. 


1994년 홍콩 정부는 주거지 미드레벨과 도심인 센트럴 지역을 잇기 위해 약 800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옥외 이동시설을 설치했습니다. 


홍콩의 고온다습한 날씨를 피해 고지대인 미드레벨(Mid-level)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발생한 심각한 교통 정체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 GettyimagesKorea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 GettyimagesKorea


이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영화 '중경삼림'에 등장하며 홍콩 여행 시 필수 코스로 등극했습니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시설이 홍콩의 랜드마크로 거듭난 것입니다. 서울의 가파른 언덕길 역시 이러한 이동시설을 도입하면서 주민들의 편의를 개선하고, 새로운 도시의 매력을 창출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누구도 계단과 경사 때문에 일상의 기회를 잃지 않도록 시민 체감과 안전을 기준으로 대상지를 지속 확대해 '이동이 편리한 도시, 기회가 열리는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