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다시 '본업'으로... 성수 '美지엄'이 보여준 유통 재편의 청사진
신세계그룹이 '본업'이 무엇인지 증명하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사 SSG닷컴이 정용진 회장의 철학을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그 무대는 데이터도, 플랫폼도 아닌 '현장'이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성수동에서 열린 SSG닷컴의 첫 오프라인 페스타 '미지엄(Museum of SSG)'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정 회장이 그리고 있는 유통의 미래를 압축한 선언이었습니다.
정 회장은 오랜 시간 온라인 경쟁 속에서도 '오프라인의 감각'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가 강조해온 유통의 본질은 결국 사람과 상품의 만남'이라는 철학이 현실로 구현된 순간이 바로 성수 '미지엄'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신세계의 유통은 다시 시장으로, 고객 곁으로 내려왔습니다.
온라인에서 내려온 플랫폼,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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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회장은 지난 몇 년간 '온·오프라인 통합'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유통의 본질은 결국 오프라인에 있다"고 강조해왔습니다.
데이터와 물류, 플랫폼이 경쟁의 중심이 된 시대에도 그는 '사람이 머무는 공간'의 힘을 믿었습니다.
이번 '미지엄'은 그 믿음이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난 첫 장면이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 SSG닷컴이 주도했지만, 그 무대는 명백히 오프라인이었습니다.
화면 속 클릭 대신 향과 빛, 손끝의 감각이 사람들을 움직였습니다.
SSG닷컴과 입점 브랜드들이 함께 만든 현장은 단순한 팝업이 아니라 '정용진식 유통 철학'의 실험장이었습니다. 상품은 단순히 진열되지 않았습니다. 라면은 K-팝과 연결된 세계관으로, 식물성 메뉴는 지속가능성으로, 신선식품은 '신뢰'로 전시됐습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 뉴스1
판매보다는 '경험'에, 거래보다는 '공감'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었습니다.
본업의 복귀... 오프라인으로 돌아간 정용진의 시선
정 회장이 최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본업'입니다. 이마트는 신세계그룹의 뿌리이자, 그가 가장 오래 고민해온 무대입니다.
그는 유통의 본질을 기술이 아닌 사람과 상품이 만나는 '현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지엄'은 그런 철학이 SSG닷컴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등장한 사례였습니다.
온라인이 현실 공간 속으로 내려오고, 이마트의 노하우와 감각이 SSG닷컴의 데이터와 결합했습니다.
이 구조는 단순한 '온·오프라인 통합'이 아니라,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생태계를 다시 복원하는 전략적 귀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SSG닷컴
내부적으로 "이마트는 여전히 신세계의 중심"으로 강조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유통의 본질은 '상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에게 있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온라인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정 회장은 오히려 오프라인의 신선식품 경쟁력과 매장 경험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최근 이마트 매장에 도입된 '프리미엄 그로서리 존', '체험형 신선식품 매대', '매장 내 브랜드 큐레이션 공간' 등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SSG닷컴이 데이터를, 이마트가 감각을 담당하며 하나의 브랜드 경험을 완성하는 구조입니다.
신세계의 방향, '공간 중심의 유통 재편'
이번 행사는 신세계그룹 전체의 움직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뉴스1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이 문화와 체험,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공간 명품화'를 추진하고 있다면, 정용진 회장은 생활의 현장으로 유통의 무게 중심을 되돌리는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남매 간 역할 분담이 아닙니다. '백화점의 공간 가치'와 '이마트의 생활 접점'이 서로 다른 축에서 신세계 브랜드를 재정의하는 구조입니다.
두 노선이 합쳐질 때, 신세계는 플랫폼 기업과는 다른 길, '감각으로 기억되는 유통'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정 회장의 시선은 데이터보다 사람, 디지털보다 공간에 닿아 있습니다.
그가 믿는 것은 AI나 물류망이 아니라 '직접 보고 고르는 즐거움'입니다. 그 즐거움이 이마트의 본질이고, 그 본질이 신세계의 경쟁력이라는 판단입니다.
"사람이 있는 유통"... 정용진의 다음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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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의 '미지엄'은 결과적으로 정 회장이 던진 유통 철학의 선언문이었습니다. 플랫폼이 아닌 사람, 기술이 아닌 감각, 데이터가 아닌 경험을 통해 브랜드의 신뢰를 쌓는 전략입니다.
이 행사는 또한 신세계가 유통의 끝에서 다시 '오프라인 시장의 원형'으로 돌아가려는 시도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고객이 있는 곳으로 플랫폼이 내려왔고, 그곳에서 '사람이 있는 유통'이 다시 태어났습니다.
'본업 중심' 인사로 조직 재정비
최근 신세계그룹의 인사 기조는 이번 행사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정 회장은 최근 단행한 조직 개편에서 이마트·SSG·트레이더스 등 주요 유통 계열사에 '현장 감각이 강한 인물'을 대거 전면에 배치했습니다.
특히 온라인 사업부에는 기술보다 상품·MD 경험이 풍부한 인사를 앉히며 '데이터보다 감각' 중심의 조직으로 재편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메시지는 명확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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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회장의 유통은 기술기업이 아니라, 사람과 상품이 만나는 산업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신세계그룹의 다음 행보는 이제 분명합니다.
온라인의 효율과 오프라인의 감각을 융합하되, 그 중심에는 늘 '본업' 즉, 현장과 고객의 신뢰가 자리합니다.
성수의 '미지엄'이 보여준 것은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라, 정용진 회장이 꿈꾸는 유통의 원형이었습니다. 그는 다시 본업으로 돌아왔고, 신세계그룹은 그 중심에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