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표 길거리 음식 '커리부르스트' 원조 논쟁 가열
독일의 인기 길거리 음식 '커리부르스트'를 둘러싼 원조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베를린과 뒤스부르크 두 도시가 각각 자신들이 이 유명한 소시지 요리의 발상지라고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는데요.
커리부르스트 자료 사진 / pixabay
지난 22일(현지 시간) 독일 국영방송 ARD 등의 보도에 따르면 베를린과 서부 도시 뒤스부르크 사이에 커리부르스트의 기원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커리부르스트는 소시지에 토마토 소스를 끼얹고 커리 가루를 뿌린 독일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로 그동안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베를린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이 음식은 단순한 길거리 음식을 넘어 전후 독일 경제 부흥기에 재건 현장의 노동자들이 즐겨 찾던 음식으로 독일 경제 기적의 상징으로도 여겨져 왔습니다.
새로운 역사적 증거로 불붙은 원조 논쟁
그러나 최근 뒤스부르크 시가 이 음식의 원조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커리부르스트 자료 사진 / pixabay
죄렌 링크 뒤스부르크 시장은 시내 분식집 '페터 폼스 푸스츠테텐 슈투베'에 "페터 힐데브란트가 1936년 뒤스부르크에서 커리부르스트를 발명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동판을 설치했습니다.
이 행사는 원조 논쟁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링크 시장은 "커리부르스트는 루르 지방과 뒤스부르크에 딱 맞는 진짜 음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지난해 출간된 커리부르스트의 기원을 다룬 연구 서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뒤스부르크에서 소시지 공장을 운영하던 힐데브란트가 1936년 소시지에 토마토 소스와 영국식 커리 향신료를 뿌려 직원들에게 간식으로 제공한 것이 커리부르스트의 시초라고 합니다.
저자 그레고어 라우엔부르거는 "결국 그 소시지는 적국의 커리로 양념한 것이었다"며 "커리부르스트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당시 나치 독일과 영국의 적대적 관계 때문에 비밀로 유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는 힐데브란트가 1935년 함부르크의 향신료 공장에서 영국산 커리를 구입한 영수증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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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의 반박과 역사적 기록
반면, 그동안 커리부르스트의 원조는 1949년 베를린의 슈투트가르트 광장에서 장사하던 헤르타 호이버가 영국 점령군에게서 커리 가루를 구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호이버는 1959년 커리부르스트 소스를 특허로 등록했으며 베를린시는 2019년 커리부르스트 발명 70주년을 기념하는 주화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라우엔부르거는 "베를린 사람들은 커리부르스트를 13년이나 지나서 자신들의 요리로 재발명했을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