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05일(금)

초콜릿 가격 당분간 계속 오른다... '코코아 대란' 지속

코코아 가격 하락에도 초콜릿 가격은 당분간 고공행진 전망


코코아 가격이 올해 들어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초콜릿 제품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지난해 말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서 다소 완화되었으나, 이러한 변화가 초콜릿 제품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지연 효과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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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코코아 가격은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가뭄, 병해충 발생, 그리고 세계 공급량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지역의 생산량 급감으로 인해 급등했습니다.


스위스 초콜릿 대기업 린트운트슈프륑글리(이하 린트)의 아달베르트 레흐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인터뷰에서 코코아 가격이 "이전 수준으로 다시 내려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초콜릿 가격 상승, 소비자 부담 증가와 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이러한 코코아 가격 상승은 전 세계적인 소매 물가 상승세와 맞물려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초콜릿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국 소비자 단체 위치의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식료품점에서 판매되는 여러 제품 중 초콜릿의 연평균 가격 상승률이 11%로 가장 높았습니다. 미국에서도 허쉬 키세스와 같은 인기 제품의 가격이 전년 대비 약 12%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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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코코아 선물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며 1월 초 톤당 8177달러에서 현재 약 7855달러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3년 전 2374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의 트레이시 앨런 농산물 전략가는 최근 몇 달간의 코코아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초콜릿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앨런은 "지금은 일종의 행오버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지난해 4분기에 기록적인 고점에 도달했던 코코아 가격 부담이 계속해서 초콜릿 제조업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코아 공급 부족과 생산 비용 증가로 높은 가격 지속될 전망


앨런은 "이 높은 가격은 업계 전체에 연쇄적이고 지연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사업 비용이 증가하면서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시장에는 여전히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고 코코아 원두와 관련 제품의 가용성이 크게 줄었다"며 "따라서 당분간은 높은 가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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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초콜릿 제조업체 협회인 초코스위스의 리디아 토트 대변인도 지난 2년간 코코아 가격이 4배 상승하며 생산 비용이 크게 증가했고, 소매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어 제조업체의 마진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토트 대변인은 "영세업체부터 대형 수출업체까지 업계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일부 비용은 이미 소비자 가격에 반영됐지만 앞으로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기후·원자재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최대 코코아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의 병해충 문제와 투자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향후 몇 달간은 서아프리카 기후 상황이 개선되더라도 전 세계 코코아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후세인은 "이는 가격을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할 것"이며 "역사적으로 높은 코코아 가격은 초콜릿 가격을 떠받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후세인은 코코아 가격 외에도 다른 요인들이 미국과 영국에서의 초콜릿 생산 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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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직원 부담금 증가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관세 영향이 향후 수개월간 초콜릿 가격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결국 소비자들은 당분간 높은 초콜릿 가격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JP모건의 앨런은 초콜릿 수요가 급증하는 내년 부활절 기간을 앞두고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P모건 분석에 따르면 수요가 약화되는 가운데 에콰도르와 브라질에서의 코코아 재배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기후 조건이 개선되면서 공급이 늘고 있습니다. 다만 JP모건은 코코아 가격이 장기간 톤당 6000달러 수준에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