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4일(토)

"이건 우리 엄마예요, 다시 바다에 던져주세요"... 해변에서 주운 '유리병'에 담긴 특별한 사연

어머니의 마지막 여행, 유리병에 담긴 사랑의 메시지


영국 동부 스케그니스 해변에서 발견된 한 유리병이 전 세계 누리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이 유리병에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유해와 함께 딸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메시지가 들어있었다.


인사이트켈리 셰리던(Kelly Sheridan) 페이스북


BBC와 뉴스네이션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스케그니스 해변을 여행하던 켈리 셰리던 씨 가족은 모래에 반쯤 묻힌 유리병을 발견했다.


병 안에는 "우리 엄마예요.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으니 다시 바다에 던져주세요. 감사합니다. -영국 올덤의 카라-"라는 손글씨 메시지와 함께 한 줌의 유해가 담겨 있었다.


셰리던 가족은 이 감동적인 사연을 접한 후, 카라의 소원대로 유리병을 다시 바다에 띄우는 장면을 촬영해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카라 어머니, 즐거운 여행 되세요"라는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올린 이 게시물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생전 여행 꿈꾸던 어머니를 위한 특별한 선물


유리병의 주인공은 24세 카라 멜리아 씨로, 그녀는 하루 전인 3일에 이 병을 바다에 띄웠다.


인사이트카라 멜리아(cara melia) 페이스북


카라의 어머니 웬디 채드윅 씨(51)는 지난 2월 심장질환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다섯 남매를 홀로 키워낸 싱글맘이었던 채드윅 씨는 생전에 전 세계 여행을 꿈꿨지만, 생활에 쫓겨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자녀들은 어머니의 미완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유해를 유리병에 담아 바다에 띄웠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 유리병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같은 해변으로 돌아왔고, 셰리던 가족에 의해 발견됐다.


카라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어머니의 유해를 해변에 뿌릴 계획이었지만, 친구의 아이디어로 유리병에 담아 바다에 띄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켈리 셰리던(Kelly Sheridan) 페이스북


그녀는 "엄마는 삶에 치이다 보니 여행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며 "원래는 아무도 유리병을 곧바로 발견하지 못하고, 어느 외국 해변까지 떠내려 갔어야 했는데 같은 지역으로 다시 떠밀려 온 거 같다. 엄마가 이번 일로 깔깔 웃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는 "설마 벌써 돌아오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엔 좀 더 멀리 가셨으면 좋겠다. 바베이도스나 스페인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엄마, 너무 그리워요. 즐거운 여행 되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유리병을 발견한 셰리던 씨는 "처음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한 5번쯤 공유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줄은 몰랐다"며 "내가 발견하게 된 것은 영광"이라고 전했다.


카라 멜리아 씨도 셰리던 씨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