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3일(금)

"북한, 김정은에 보내는 트럼프 친서 수령 수차례 거부" 미국 매체 보도 나왔다

"미국 거부한 북한?"... 북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낸 친서 수령 거부


미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외교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 수령을 거부했다는 미국 북한 전문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북한 전문매체 엔케이(NK) 뉴스는 익명을 요구한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 친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재개를 목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낼 친서의 초안을 작성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당시 두 차례의 정상회담과 한 차례의 판문점 접촉이 이뤄졌던 정상급 대화를 다시 시작하고자 친서를 보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친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뉴욕 맨해튼의 북한 측 외교관들이 수령을 거부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북한 외교관들은 이른바 '뉴욕 채널'로 불리는 주유엔 북한대표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잠재적 외교 대화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면서 관련 질의를 남긴 NK뉴스 측에 백악관에 직접 문의할 것을 권했으나, 백악관 역시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보도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직접 접촉에 나섰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으나 북한이 워싱턴에 상당 기간 무반응으로 일관했던 점을 고려할 때 친서 수령을 거부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지 않았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후 러시아와 밀착한 북한


GettyimagesKorea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GettyimagesKorea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국민대학교 교수는 엔케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2018년이나 2019년 당시보다 트럼프를 훨씬 덜 필요로 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대화와 협상에 관심이 있다고 여전히 생각하지만, 이번에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논의하고 거부했던 협상보다는 미국 측에 덜 매력적일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연구소의 북한 전문가 피터 워드(Peter Ward)는 과거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를 공개한 여파일 수 있다고 봤다.


인사이트2021년 5월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화보 '대외관계 발전의 새 시대를 펼치시어'. / 뉴스1


피터 워드는 "백악관은 매우 솔직했다"면서 "그들은 서한 자체를 포함해 많은 정보를 공개했고 트럼프는 김 위원장과의 접촉에 대해 기자들에게 거리낌 없이 이야기했다. 북한은 이번엔 문서 흔적을 남기는 데 주저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탈북한 국내에 들어온 류현우 전 주쿠웨이트 북한대사관 대사대리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알기 전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전 대사관 대사대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밀착한 러시아와의 관계가 냉각되지 않는 한 북한 입장에선 급하게 미국과의 관계를 진전시키려 할 이유가 없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같은 해 6월 판문점에서 총 세 차례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인사이트지난해 6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보도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뉴스1